LG화학 덕에…㈜LG 경영진 스톡옵션 '대박'

전·현직 8명 300억 평가차익…LG화학 임원은 대박기회 놓쳐
㈜LG의 전 · 현직 임원 8명이 2005년 3월 부여받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의 평가차익이 3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가 보유한 LG화학 지분 가치가 높아지며 LG 주가도 덩달아 급등한 덕분이다.

반면 같은 시기 스톡옵션을 받은 LG화학 전 · 현직 임원들은 이미 2008년 권리를 행사해 대박 기회를 놓쳤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이날부터 오는 12월15일까지 자사주 5만7000주를 처분할 계획이다. 강유식 부회장 등 10명의 전 · 현직 임원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이 행사됨에 따라 차액을 보상(현금차익 보상 방식)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2월 스톡옵션 행사에 응하기 위해 자사주를 일부 내다판 뒤 9개월 만에 재매각하는 것이다. 이번 행사분을 포함,LG 임원의 스톡옵션 평가차익(6월 말 반기보고서 기준)은 300억원을 웃돈다. 강 부회장은 스톡옵션으로 받은 37만주를 전량 보유하고 있어 평가차익이 230억원에 이른다. 행사가격이 2만4730원인 데 비해 주가는 이보다 세 배 이상 높은 8만7000원까지 올랐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 주가가 석유화학과 2차전지 부문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급등하자 LG도 동반 상승했다.

스톡옵션 부여 시점에 LG에서 근무하다 지금은 LG전자로 옮긴 정도현 부사장도 3만5000주를 보유,평가차익이 22억원을 넘는다. 신용삼 LG경영개발원 사장이 12억원대,이병남 LG인화원장은 9억원대의 차익을 내고 있다. 이 밖에 김용진 구자정 신영수 김진현씨 등 전직 사외이사들도 각각 3억5000만~7억원대 차익이 예상된다.

반면 LG 주가 급등의 원인을 제공한 LG화학의 임원들은 별 재미를 못 봐 대조적이다. LG화학 전 · 현직 임원들은 2008년 7월과 9월,11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주가 6만~9만원 사이에서 스톡옵션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당시 LG화학 주가가 행사가격(4만2530원)보다 높긴 했지만 30만원대인 현재 주가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의 실적 개선을 이끈 LG화학 임원들은 스톡옵션으로 큰돈을 벌지 못한 반면 LG 임원들이 큰 수혜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