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취해소용 커피로 '인생 3막' 도전"
입력
수정
옥수수수염차 첫 개발자…김의택 아그리젠토코리아 대표"옥수수수염차로 음료시장에 바람몰이를 한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숙취용 커피로 또 한번 중소기업 성공담을 쓰겠습니다. "
김의택 아그리젠토코리아 대표(50 · 사진)는 1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브라질산 최고급 아라비카 고멧 커피에 헛개나무과병(열매) 추출 분말을 섞어 만든 숙취용 커피 '더레브커피'를 개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가 13년간 다니던 농협을 그만두고 나와 창업에 나선 때는 2000년 초.농협에서 과수농가 업무를 보면서 사업성이 크다고 판단, 과일봉지를 만들기로 했다. 과일이 무르익는 과정에서 새가 쪼아 먹지 못하도록 하고 해충의 접근을 방지하는 기능성 과일봉투를 1년여 만에 내놓았다. 때마침 벤처투자 붐을 타고 기관 및 개인투자자로부터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여기에 아파트와 선산을 담보로 빌린 돈을 포함해 총 100억원을 들여 공장을 짓고 마케팅망을 구축했다. 하지만 기존 봉투에 비해 성능은 우수했지만 가격이 비싼 탓에 시장에서 외면당하면서 3년 만에 투자자금을 날렸다.
빈털터리가 된 김 대표는 1년여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 1억여원으로 2005년 6월 다시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엔 이뇨 작용에 좋다는 옥수수 수염을 끓여 만든 옥수수수염차를 선택했다. 김 대표는 "국내 처음으로 옥수수수염차를 내놓고 직원 4명과 백화점 공원 시장 등을 찾아다니며 시음회를 가졌지만 시큰둥한 반응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맛 개선을 통해 1년 뒤 우리 입맛에 맞는 옥수수수염차를 내놓으면서 그는 일약 '스타 기업인'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옥수수수염차가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웅진식품 광동제약 남양유업 등 대기업들이 뛰어들기 시작했다. 고민이 깊어진 김 대표는 2008년 1월 회사(엔돌핀에프앤비)를 매각한다. 김 대표는 "매출 150억원짜리 중소기업이 '레드오션'인 음료시장에서 대기업과 싸워 이길 수 없다는 생각에 매각을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김 대표가 새로 도전장을 낸 분야는 숙취용 커피.그는 "더레브 커피는 식품의약품안전청 인증으로 국내 커피 제품 중 유일하게 '알코올성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고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문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최근 4억원을 들여 경남 함양에 마련한 임대공장에서 하루에 스틱 제품 23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양산에 들어갔다. 백화점 편의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미국 일본 대만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며 "오는 10월에는 숙취 해소 라면(브랜드 해라면)과 숙취 해소 음료(브랜드 엘씨900)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