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새 사령탑 '구본준'은 누구?

구본준(59) LG상사 부회장이 LG전자의 새 사령탑에 올랐다.

LG전자는 17일 남용 부회장이 실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함에 따라 구 부회장이 10월 1일부터 LG전자를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인 구 부회장은 LG전자, 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상사 등 그룹 주력계열사에서 임원과 CEO를 두구 거치며 IT 기기와 반도체, LCD, 자원개발 사업 등 주요사업을 이끌어왔다.

89년 LG전자 IT 기기 사업담당 이사를 맡으면서 경영자로서의 첫발을 내딛었고, LG 화학 세계화 추진담당 전무를 거쳐 98년 LG 반도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 해 말에는 ‘반도체 빅딜’로 반도체사업의 유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당시 LG전자와 반도체가 각각 맡고있던 TFT-LCD 사업을 따로 분리해 별도의 LCD 전문회사인 LG LCD의 설립을 주도했다. 99년에는 네덜란드 ‘필립스’ 사로부터 당시 사상최대 규모인 16억 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LG필립스LCD(현 LG 디스플레이)를 설립, 대표이사를 맡았다. 구 부회장은 2000년부터 과감한 투자를 통해 출범 4년 만인 2003년 세계 TFT-LCD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을 1위에 올려놓는 등 성공 발판를 마련했다는 평을 들었다.

2006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파주 LCD 클러스터 구축에 성공해 또 한번 주목을 받았다.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조성된 135만평의 대규모 파주 LCD 클러스터에서 50만평 규모에 월 생산능력 4만5천장의 7세대 LCD 패널공장을 2004년 3월 착공, 2006년 4월 준공하는 과감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도 했다.2007년 LG상사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는 회사의 최대 자산은 다름아닌 ‘사람’이라는 조직문화 구축에 역점을 뒀다. 사업적으로는 회사의 체질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수익기반 확보를 위해 ‘자원개발분야’와 ‘컨트리 마케팅’에 주력했다.
취임 첫해인 2007년 584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615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477억원에서 1,042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LG상사는 지난해 2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오만 웨스트부카 유전과 인도네시아 MPP 유연탄광에서 안정적인 생산을 지속하고 있고 카자흐스탄 NW 코니스 석유광구 인수, 아르헨티나 리튬탐사사업 진출 등 자원개발사업을 회사의 안정적 수익기반으로 확고히 했다.

구 부회장은 또 그린에너지 사업을 비롯한 신사업 추진도 가속화해 올해에는 LCD 분야 CDM(청정개발체제)사업에 대한 UN 승인을 세계 최초로 획득하는 등 미래기반사업을 공고히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남 부회장의 사퇴는 조직 전체가 한 마음이 돼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내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며 “새로이 선임된 구 부회장은 제조업의 기초인 기술력과 제품에 대한 높은 관심, 시장 선도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경영자”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