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어머니는 캐디·아버지는 멘탈 코치

"(골프백을 보고는) 집에 있는 살림을 다 가져 온 것 같아요. 한 트럭이네."(장지혜 선수 아버지 장경욱씨)

"마실 음료와 간단한 음식까지 챙기다 보니…."(송민지 선수 어머니 노순단씨)골프대회의 스포트라이트는 선수에게 집중된다. 하지만 선수를 보조하는 캐디의 역할에 따라 선수의 성적이 크게 달라진다. 선수와 캐디의 호흡을 살펴보는 것도 골프 경기를 재미있게 관람하는 방법 중 하나다. 17일 경기도 용인의 88CC에서 열린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도 선수와 캐디 간의 궁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송민지 선수 어머니 노순단씨는 티오프 시간 10여분 전에 티잉그라운드 인근에 자리를 잡고 야디지북 생수 등을 꼼꼼히 챙겼다. 그는 이번 대회가 열리는 88CC는 전장이 길고 홀간 이동 때 오르막도 있지만 힘들지 않단다. "코스와 경기에 집중하다 보니 힘든 줄 몰라요. 그래서인지 숙소로 돌아가면 잠이 잘 오죠."

조윤희 이혜인 등 '장타자'와 같은 조에 편성된 변현민 선수 어머니 김금실씨는 딸에게 원래대로 편안하게 플레이를 하라고 주문했다. 김씨는 "전날 조 편성을 보니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며 "딸에게는 엄마가 뛰면서 보조를 맞출테니 서두르지 말라"고 말했다. 조윤희 · 조윤지 자매의 아버지 조창수씨는 이번 대회에 조윤희의 캐디백을 메지 않고 갤러리로 나섰다. 그는 "캐디로 같이 경기에 참가하면 눈앞에 벌어지는 일들만 집중하게 되는데 갤러리로 따라다니니까 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