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전쟁, 통상전쟁으로 번지나] '환율조작국 지정'…무역분쟁 때마다 꺼내드는 美의 강력한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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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상 이슈 재점화미국과 중국이 환율 분쟁을 겪을 때마다 등장하는 미국의 강력한 무기가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행정명령으로 발동되는 슈퍼 301조를 동원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상품에 100%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올들어 상황따라 압박수위 조절…조작국 지정 땐 100% 보복관세
미 재무부는 통상 4월15일과 10월15일,한 해 두 차례에 걸쳐 무역상대국 환율보고서를 작성해 의회에 제출한다. 1988~1994년 대만 4차례,한국 3차례,중국을 5차례 지정했으나 그 이후 지정한 국가는 없다. 미 재무부가 환율조작국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통화기금(IMF)과 해당 국가의 환율정책을 조사 · 분석하는 과정을 거친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미국은 IMF를 통하거나 해당국과 직접 협상을 해서 환율을 즉각 또는 일정 기간에 걸쳐 조정하도록 유도한다. 미 재무부는 당초 지난 4월 환율보고서를 제출하려다가 3개월 뒤로 미뤄 7월에 발표했다. 그러나 7월에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진 않았다. 대신 중국 베이징에서 전략경제대화를 통해 중국의 인위적인 위안화 저평가 정책을 포기토록 설득했다. 이란의 핵 개발 저지에 중국의 협조가 절실했기 때문이기도 했다.
중국은 6월 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전 위안화 변동에 탄력성을 높이겠다고 화답해 일단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다.
그러나 이후 위안화 절상폭이 1.6%에 불과하자 미 행정부와 의회는 다시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로 중국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절상 속도를 높이고 폭도 확대하라는 것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