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中ㆍ베트남ㆍ인도 잇는 패션 트라이앵글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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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 회장, 그룹 30주년 비전지난 17일 오후 4시 이랜드 그룹 직원 3000여명이 이화여대 대강당에 모였다. 오는 23일 이랜드그룹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두 시간가량 이어진 축하행사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박성수 회장(사진)이 무대 앞에 섰다. 그는 격려사를 통해 지난 30년간의 공로를 직원들에게 돌렸다. 그리곤 목이 메어 눈시울을 적셨다.
"중국서 10년 뒤 매출 10조 달성"
◆'중저가 패션'으로 이랜드 신화 창조대학교를 졸업할 무렵 갑작스레 찾아온 '근육무력증'으로 병마와 사투하던 박 회장이 28세 나이로 의류사업에 뛰어든 것은 1980년.서울 이화여대 광생약국 앞에 작은 보세 옷 가게 '잉글랜드'를 차렸다. 국가명으로 상표등록이 안되자 1986년 '이랜드'로 법인을 설립했다.
1983년 브렌따노를 시작으로 언더우드,헌트,리틀브렌 등 내놓는 브랜드마다 히트를 쳤다. 백화점과 재래시장으로 양분돼 있던 국내 패션시장에 가두점 중심의 저렴한 캐주얼 시장을 개척했다. 1986년 90개였던 가맹점 수도 1993년에는 2000개를 넘어섰고,명동 · 종로 등 유명 상권에는 이랜드가 운영하는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늘어서 있어 '이랜드 스트리트'란 말도 생겼다.
1990년대엔 패션에 이어 유통,건설,레저,외식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1994년 박 회장은 패션 브랜드가 늘면서 생겨나는 방대한 재고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도심형 아울렛'인 '2001아울렛'을 선보였다. 승승장구하던 이랜드도 외환위기 속에 부도 위기를 맞았지만 400억원의 외국인투자자 유치에 성공,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이후 네티션닷컴,데코,뉴코아,해태유통 등 20여개의 패션,유통,레저기업을 끊임없이 인수 · 합병(M&A)하면서 매출 7조원을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0년 중국 매출 10조원 기업으로"
이랜드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에서 '제2의 성공신화'를 달성하겠다는 '2020 비전'을 19일 발표했다. 2020년 중국에서만 패션 매출 10조원을 달성,토털 패션기업 1위로 등극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매출까지 포함하면 15조원으로 중국을 기반으로 글로벌 패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이다.
중국 진출 17년째를 맞고 있는 이 회사는 현재 18개 브랜드,3280개 매장에서 올해 매출 1조300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2000년 중국법인을 설립,지난 10년간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 M&A나 전략적 제휴로 신규 브랜드 론칭에 집중,캐주얼부터 고급 여성복 · 잡화 · 남성복 · 스포츠 패션까지 토털 패션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수를 60개로 늘리고,매장도 2만개로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중국사업과 함께 베트남,인도사업도 1조원 규모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중국을 꼭짓점으로 삼아 베트남과 인도를 잇는 패션 트라이앵글을 구축해 2020년 세계 10위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