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예고된 투미비티, 子회사 전격 합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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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늘려 '퇴출' 사유 해소 포석매출 부족 등의 이유로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코스닥의 투미비티가 자회사를 합병한다. 상장폐지가 임박한 기업이 합병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투미비티는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지난해 지분 100%를 인수한 석유판매 자회사 굿오일네트워크와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공시했다. 투미비티는 내달 6일 합병공고를 낸 뒤 주주명부폐쇄 합병반대의사접수 등의 절차를 거쳐 10월27일 합병승인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 투미비티는 지난달 24일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기준에 해당된다는 결정을 받아 다음 주로 예정된 상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회사를 합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합병을 통해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7월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 결과 2008년 매출이 35억원에 그쳤는데 감리 결과 이마저도 10억원 이상 허위 계상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주 업종으로 밝힌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매출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합병을 비롯한 기업개선작업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최종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투미비티가 설혹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더라도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바뀌지 않는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