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멘텀 살리는 투자] 中펀드, 미워도 다시한번…"본토펀드가 홍콩H주보다 유망"

본토증시 산업·소비재 비중 높아
저평가 종목 투자전망 긍정적
중국 펀드 투자자들의 마음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2007년 해외 펀드 열풍 속에 가입한 홍콩H주(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주식) 펀드는 지난 3년간 27.99%(이하 24일 기준)의 손실을 보고 있다. 중국 본토펀드도 원금의 6.16%를 까먹은 상태다. 지난 1년 동안 해외 주식형펀드는 평균 8%대 수익을 낸 반면 홍콩H주 펀드는 7%대 수익을 내는 데 그쳤고 중국 본토펀드는 제자리걸음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펀드에 대해 긍정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다 증시도 1년 넘게 조정기를 거쳐 반등이 임박해 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본토펀드에는 자금도 들어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감안해 거치식보다는 적립식으로 가입, 투자 시기를 분산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국 펀드 1년째 게걸음

26일 펀드평가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홍콩H주펀드 수익률은 최근 1년간 7.39%로, 해외 주식형펀드 평균(8.82%)보다 낮다. 다른 브릭스(BRICs) 국가펀드인 인도(30.31%) 러시아(17.58%) 브라질(11.99%)에도 크게 못 미친다.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본토펀드는 3.47%에 머물고 있다. 물가상승에 따른 긴축 우려에다 부동산시장 규제 등이 중국 증시의 발목을 잡은 때문이다.

하지만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7월 초 2300선을 바닥으로 조금씩 저점을 높여가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과 동행하는 중국 경기선행지수의 바닥이 임박한 것으로 전망되면서 반등에 대한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중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긴축기조가 완화되면서 증시는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규모 IPO(기업공개)를 마무리해 수급부담도 줄었고 12차 5개년 계획 등 새로운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본토펀드에는 자금도 들어오고 있다. 2007년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던 홍콩H주 펀드는 연초 이후 1조9426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지만 본토펀드에는 411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입됐다. 해외 주식형펀드에서 연초 이후 6조8151억원이 순유출된 상황에서의 자금 유입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같지만 다른 중국 펀드

홍콩H주펀드와 본토펀드는 똑같은 중국 기업에 투자하지만 서로 차이가 있다. 현재 전체 중국펀드 18조원 중 16조5000억원이 홍콩H주펀드이며 본토펀드는 1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중국 본토펀드는 국내 운용사가 상하이나 선전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QFII ·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과 투자한도를 부여 받아야만 운용이 가능하다. 홍콩H주와 상하이A주 시장은 업종별 비중에서도 차이가 있다. 상하이A주 시장은 10개 업종으로 구분되며 이 중 금융과 에너지, 원자재가 전체의 69%를 차지한다. 반면 홍콩H주 시장은 금융부분만 전체의 62%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상하이A주 시장은 산업 소비재 비중이 홍콩H주 시장에 비해 높은 편이다.

또한 본토증시는 해외 투자의 규모가 크지 않아 글로벌 이슈보다는 자국 내 경제적인 요인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도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는 홍콩H주펀드와 본토펀드 중 본토쪽을 좀 더 유망하게 보고 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본토펀드는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양하게 편입할 수 있어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홍콩H주펀드보다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경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도 "소비시장 위주의 경제 구조 전환을 고려할 때 소비 관련 기업 비중이 높은 본토펀드의 전망이 좀 더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중국 펀드 어떤 것을 고를까

삼성 · 대우 · 우리 · 하나대투 · 신한금융투자 등 5개 증권사로부터 유망한 중국 펀드 추천을 받은 결과 본토펀드인 'PCA차이나드래곤A주'가 복수 추천을 받았다. 김대열 팀장은 "A주 투자의 오랜 경험을 갖고 있다"며 "변동성은 다소 높지만 장기 수익률이 우수하고 자금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산은차이나스페셜A주' '삼성차이나2.0본토' 등 본토펀드들도 유망 펀드로 꼽혔다.

홍콩H주펀드 중에는 중국펀드의 대명사인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신한봉쥬르차이나2' 등이 추천을 받았으며 '하나UBS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 등도 추천 펀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서동필 연구위원은 미래에셋차이나디스커버리에 대해 "최근 3개월 · 6개월 · 1년 · 3년 등 전 구간에 걸쳐 수익률이 같은 유형 평균 이상을 기록하고 있어 성과의 안정성이 뛰어나다"며 "펀드 위험을 보여주는 표준편차는 낮은 대신 위험을 고려한 수익인 샤프지수는 매우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펀드를 고르든 장기분산 투자를 할 것을 권했다. 김대열 팀장은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큰 점이 특징"이라며 "포트폴리오 분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자금도 한꺼번에 넣기보다는 시점을 나누는 적립식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이계웅 팀장도 "중국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높지만 전통적으로 변동성이 높아 장기투자 관점에서 적립식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