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연말 CEO급 '인사 바람'

윤용로 企銀 행장 임기 만료…캠코 후임사장 연내 뽑아야
신한금융도 검찰 수사 '변수'…5개월 공석 금통위원도 관심
기업은행장 자산관리공사(캠코)사장 등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선이 연말까지 진행된다.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의 CEO 역시 검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공석 중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차관급)도 임명해야 해 4분기 금융계엔 인사바람이 불어올 전망이다.

윤용로 기업은행장의 임기는 12월20일 만료된다. 기업은행 안팎에선 윤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적지 않게 기여한 데다 기업은행의 경영 성과도 괜찮았다는 점에서다. 기업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007년 1조1679억원에서 2008년 7670억원,2009년 7104억원 등으로 줄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6834억원으로 늘었다. 금융당국 안팎에선 그동안 관행에 따라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바통을 이어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용환 금감원 수석 부원장과 권혁세 금융위 부위원장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이철휘 전 사장의 사표 제출로 공석인 캠코 사장 자리는 늦어도 연내에 채워질 전망이다. 후임자로는 현재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인호 부사장,김성진 전 조달청장,김경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인 부사장은 산업은행에서 국제업무부장 국제본부장(이사) 등을 지낸 국제금융 전문가다. 김 전 청장은 옛 재정경제부에서 국제금융심의관,경제협력국장,국제업무정책관 등을 지낸 국제금융 · 통상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김 전 이사는 재경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공보관,열린우리당 수석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신한금융은 검찰 수사가 최대 변수다. 신한금융 '3인방'인 라응찬 회장,신상훈 사장,이백순 신한은행장이 모두 검찰에 고소됐거나 고발된 상태다. 라 회장은 금융실명제법 위반혐의로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신 사장은 배임 및 횡령혐의로,이 행장은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신한은행과 ㈜투모로 및 금강산랜드로부터 고소당했다. 검찰은 세 사건을 모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이중희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검찰수사 결과에 따라 세 사람의 거취도 영향 받을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수사결과는 이르면 다음 달 아니면 11월께 나올 전망이다. 신한금융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직무정지 중인 신 사장의 직무대행을 선임할 예정이다. 후보로는 이사회 내부에선 사내이사인 류시열 전 은행연합회장,이사회 외부에선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고영선 전 신한생명 사장,이인호 전 신한금융 사장(화재보험협회 이사장),최범수 신한금융 부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5개월째 공석인 금통위원 한 자리도 이제 채울 때가 됐다는 지적이다. 후보로는 조원동 전 국무총리실 사무차장,김대기 전 문화부 2차관,이인실 통계청장 등이 거론된다. 조 전 차장과 김 전 차관은 재경부와 기획예산처에서 근무한 정통관료이며 이 청장은 서강대 교수 출신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그러나 "청와대에서 금통위원 임명의 필요성을 절감하지 못하는 것 같아 언제 임명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준동/정재형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