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 트렌드] 가격 낮춘 하이브리드카 국내로 달려온다

혼다 인사이트 3000만원 안팎
쏘나타 하이브리드 내년초 출시
푸조, 세계 첫 디젤 하이브리드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카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혼다 푸조 BMW 벤츠 등이 최근 잇따라 신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현대 · 기아자동차도 내년 초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가세한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 사이 출시되는 신차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경우 하이브리드카 대중화 시기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격 딜레마 해결될까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카는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2007년 혼다코리아가 국내에 내놓은 '시빅 하이브리드'는 지금까지 500여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도요타의 글로벌 히트 상품인 '프리우스'도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가까스로 1000여대를 팔았을 뿐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카들도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었다. 아무리 연비가 좋고 환경을 생각한다고 해도 3000만원 후반대에 형성된 가격(시빅 하이브리드 3780만원,프리우스 3790만원)은 부담스럽다는 게 소비자들의 중론이었다. 현대 · 기아차의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 모델은 연비 개선 효과가 떨어지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쓴다는 점이 약점이었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카 2라운드'는 1라운드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혼다가 금명간 선보일 소형 하이브리드카 인사이트의 가격을 3000만원 안팎으로 책정키로 하는 등 가격대가 낮아지고 있어서다.
국내 시장 80%를 점유하고 있는 현대 · 기아차가 가솔린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처음 뛰어든다는 점도 호재다. 현대차는 내년 초 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시속 40㎞까지는 모터만으로 구동하고 이후 엔진과 함께 작동하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와 엇비슷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연비는 ℓ당 2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넓어진 선택의 폭

혼다 인사이트는 도요타 프리우스와 함께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지난해 2월 일본에 출시된 신형 인사이트는 전 세계 시장에서 올해 7월까지 17만8000여대가 판매됐다. 1.3ℓ 엔진을 탑재했으며 88마력(5800rpm)의 힘을 낸다. 내연기관을 돕는 역할을 하는 전기모터의 최대출력은 14마력(1500rpm)이다. 이 차량의 연비는 일본 기준으로 ℓ당 30㎞에 달한다. 혼다는 연비책정 체계가 다른 한국에서도 일본과 엇비슷한 수준의 연비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혼다코리아는 내년 중 하이브리드 경차 '피트'를 추가로 출시해 하이브리드 풀라인업을 갖출 계획이다.

푸조는 내년 2월 세계 최초로 디젤 하이브리드카 '3008 하이브리드4'를 내놓는다. 고속으로 달릴 때는 디젤엔진이,저속 주행시에는 전기 모터가 각각 작동한다. 동급 성능을 가진 디젤엔진 모델과 비교했을 때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약 35% 좋은 수치를 보여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국내에는 내년 4월께 출시한다. BMW코리아는 최근 액티브하이브리드 X6와 액티브하이브리드7을 내놓으며 고급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액티브하이브리드 X6는 8기통 터보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가 장착된 모델로 최고출력 485마력,최대토크 79.6㎏ · 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5.6초만에 주파한다. 액티브하이브리드7도 고성능 하이브리드카다. 8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했으며 최고출력은 465마력이다. 두 모델 모두 가격이 1억5000만~2억원에 달해 수요가 많지는 않을 전망이다.

벤츠의 전략도 BMW와 동일하다. 고급 제품으로 시장의 반응을 살피는 단계다. 이 회사의 첫 하이브리드 모델인 'S400 하이브리드'는 3500㏄급이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