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유동성이 밀고…실적이 끌고…2000시대 오나?

코스피 '2000' 고지가 머지 않아 보인다.

27일 코스피 지수는 4거래일째 상승랠리를 펼치고 있다. 지친 기색없이 연일 연고점 경신이다. 장중 고점이 1860 가까이 오르는 등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그야말로 코스피 2000 시대가 눈앞에 온듯하다. 증시에는 유동성이 넘치나고 있고, 실적이 발표되는 시기인 어닝시즌도 코앞이다. 그야말로 끌개와 밀개를 두루갖춘 형국이다. 하반기에 장미빛 전망을 내놨던 증시 전문가들도 '내 얘기가 맞았다'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승세를 반길 수 만도 없는 노릇이다.

코스피 지수 1860에서 2000까지의 수익률은 7.5%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많이 오른 만큼 큰 수익률을 거둘 기회는 적어졌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큰 만큼 앞으로의 실적도 문제다. 지수가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피크(정점)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어서다.

◆지속되는 외국인·연기금 매수세…개인 투자자도 긍정적 흐름외국인은 이날까지 9거래일째 순매수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3조원 가량의 돈을 증시에 퍼붇고 있다. 여기에 연기금과 개인들의 '사자'세로 힘을 더하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 증권, 연기금 등이 매수를 주도하고 있다.

투신권은 9월들어 2거래일만을 재외하고는 순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증시 상승에 따라 주식형펀드에서 환매자금이 몰렸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는 연기금이 중화하고 있다. 연기금은 9월에 순매도를 기록한 날이 3거래일에 불과하다. 투신권과는 반대의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도 다양한 투자에 나서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진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의 투자형태가 예전과는 달라졌다"며 "증시에 투자하는 방법이 다양해져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개인부문의 올해 2분기 금융자산은 2045조5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47조6000억원이 증가했다는 것. 개인들은 자금의 규모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단기자금을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개인투자자들은 최근 랩어카운트,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화된 주식관련 상품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선호도 증가하고 있다"며 "주식형 펀드의 환매압력을 상쇄하며 점진적으로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염동찬 동부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가 강세에도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국내 증시는 글로벌 밸류에이션 대비 매력적이고 시장의 흐름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피크아웃 가능성·군중심리 주의하라" 목소리도…

낙관적인 전망들이 판치는 가운데, 경계의 목소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실적이 3분기를 최대로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멘텀(상승요인)의 부재가 올 것에 대비하라는 얘기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접근하라"면서도 "4분기 실적은 걱정이 되는 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3분기 기업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다는 것. 그렇지만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도 높다는 설명이다. 그렇지만 사상 최대치라는 화려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업실적의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후 하강기미를 보임)일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다. 이는 이번 어닝시즌의 분위기에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강조했다.김정훈 한구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정에 대한 가능성들은 지금부터 준비해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주가가 계속 올라가면 부정적인 시각들은 군중들의 낙관심리에 묻혀 버리게 된다"며 "시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라도 4분기는 균형잡힌 시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