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바이오 강국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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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의 경제 수준은 세계가 인정할 만큼 괄목할 만한 성장을 했다. 국방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분단국가이자,일본 중국 등 주변 열강에 둘러싸여 역사적인 비극을 겪어온 우리나라.조그만 땅덩어리에 딱히 내세울 만한 천연자원도 없는 대한민국의 오늘은 도로에 차가 넘쳐나고 도시의 번화가는 세계 유수 도시에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모습으로 빛나고 있다.
해외 출장을 가면,수많은 유명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우리나라 기업의 간판을 보며 자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사람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 경제를 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한민국 국가경제를 선도하는 많은 산업 중에 아직 제약 분야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아닌,아시아 10대 제약기업에도 우리 기업이 없는 것을 보면 한국의 제약 분야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열악한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제약 산업은 대규모 자금 투자가 필요한 다른 산업들과 다르게 아이디어와 인재가 중요한 분야다. 특별한 자원을 쓰지 않고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더없이 잘 맞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의약 분야는 세계 시장의 역사가 30여년밖에 되지 않아 우리가 지금부터 열심히 따라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바이오 의약 분야가 다른 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의 신약을 개발해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연구 단계부터 평균 10년에 가까운 투자가 필요하며 최종 단계에서 실패할 위험도 어느 정도 있다.
이 시간과 노력은 성급한 투자자는 참지 못할 시간이며,안정된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위험한 투자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단 제품이 만들어지고 매출이 일어나면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기간도 길고 이익률도 높다는 매력이 있다. 바이오 분야에 오랜 시간 몸담아온 나는 많은 연구개발 과제가 시작되었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화려한 겉모습만을 보고 뛰어든 정부와 기업들의 용두사미꼴 투자는 바이오 산업과 전혀 맞지 않다.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체에 한 번 거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듯,바이오 산업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투자와 함께 시간을 낚는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
최근 몇몇 대기업에서 다시 바이오 산업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과 함께 이 분야 고용 창출 면에서도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엔 부디 오랜 인내를 가지고 투자했으면 한다. 정성을 들이면 언젠가 꽃을 피워 보답하는 난(蘭)처럼 바이오 산업도 기업의 효자 아이템을 넘어 대한민국의 간판 산업이 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본다.
정현호 < 메디톡스 대표 jhh@medytox.com >
해외 출장을 가면,수많은 유명 도시에서 만나게 되는 우리나라 기업의 간판을 보며 자랑스러운 기분이 드는 사람은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이렇듯 세계로 뻗어가는 우리 경제를 보면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대한민국 국가경제를 선도하는 많은 산업 중에 아직 제약 분야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아닌,아시아 10대 제약기업에도 우리 기업이 없는 것을 보면 한국의 제약 분야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열악한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제약 산업은 대규모 자금 투자가 필요한 다른 산업들과 다르게 아이디어와 인재가 중요한 분야다. 특별한 자원을 쓰지 않고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 더없이 잘 맞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특히 요즘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 의약 분야는 세계 시장의 역사가 30여년밖에 되지 않아 우리가 지금부터 열심히 따라간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바이오 의약 분야가 다른 산업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하나의 신약을 개발해 이익을 창출하기까지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연구 단계부터 평균 10년에 가까운 투자가 필요하며 최종 단계에서 실패할 위험도 어느 정도 있다.
이 시간과 노력은 성급한 투자자는 참지 못할 시간이며,안정된 이익을 추구하는 이들에겐 위험한 투자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과 노력을 들여 일단 제품이 만들어지고 매출이 일어나면 다른 산업에 비해 수익기간도 길고 이익률도 높다는 매력이 있다. 바이오 분야에 오랜 시간 몸담아온 나는 많은 연구개발 과제가 시작되었다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화려한 겉모습만을 보고 뛰어든 정부와 기업들의 용두사미꼴 투자는 바이오 산업과 전혀 맞지 않다. 옥석을 가리는 작업이 체에 한 번 거른다고 되는 것이 아니듯,바이오 산업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투자와 함께 시간을 낚는 '은근'과 '끈기'가 필요하다.
최근 몇몇 대기업에서 다시 바이오 산업에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국가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과 함께 이 분야 고용 창출 면에서도 분명히 바람직한 일이다. 이번엔 부디 오랜 인내를 가지고 투자했으면 한다. 정성을 들이면 언젠가 꽃을 피워 보답하는 난(蘭)처럼 바이오 산업도 기업의 효자 아이템을 넘어 대한민국의 간판 산업이 되는 날이 올 것을 기대해본다.
정현호 < 메디톡스 대표 jhh@medytox.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