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영기업, 英 1위 스낵업체 인수 나서

광명식품, 4조5000억원에 유나이티드비스킷 M&A 추진
중국의 국영 식품기업인 광명식품유한공사가 또다시 글로벌 식품기업의 인수 · 합병(M&A)에 나섰다.

27일 영국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광명식품은 영국 1위 스낵업체인 유나이티드비스킷과 단독으로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도 광명식품 측이 인수 협상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약 25억파운드(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약 10개월 전 캐드버리가 미국 크래프트사에 인수된 데 이어 외국 기업이 영국 제과업체를 인수하는 두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1948년에 스코틀랜드의 식품업체 2곳을 합병해 설립된 유나이티드비스킷은 훌라후프스낵,자파케이크,맥비티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 최대 비스킷 회사다.

유나이티드비스킷은 현재 70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3억달러(1조4933억원)로 2008년보다 5.1% 늘어났고, 순이익은 2억2300만달러(2561억원)였다. 2006년 상장된 후 미국과 프랑스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과 PAI파트너스에 매각됐다. 당시 이들 사모펀드는 이 회사를 16억파운드에 인수했는데 최근 매각 주간사로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선정했다. 이번 인수협상이 성사될 경우 유나이티드비스킷의 신흥시장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나이티드비스킷의 제품은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지만 주 매출이 유럽 지역에 집중되는 바람에 신흥시장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인도에 생산시설을 마련하는 등 최근 들어 신흥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광명식품의 유나이티드비스킷 인수 소식은 이 회사 인수를 검토했던 미국의 캠벨수프와 네슬레 등 서방의 메이저 식품회사들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나이티드비스킷 관계자는 "광명식품에 인수될 경우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 매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베이징과 상하이 등 거대시장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식품은 농업과 식품가공업을 주력으로 하는 상하이 최대의 식품회사다. 중국 내 총 3300개 소매점과 우유 와인 양조 캔디 등 다양한 식료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올 들어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호주의 설탕 및 재생에너지 업체인 CSR 인수에 나섰지만 싱가포르의 윌마르인터내셔널에 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에는 자회사인 광명유업이 뉴질랜드의 신라이트밀크 지분 51%를 8200만뉴질랜드달러(약 700억원)에 인수키로 해 관심을 모았다.

김태완/임기훈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