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축제에 빠지다

연극·무용 등 170여개 무대에

서울연극올림픽,서울세계무용축제,하이서울페스티벌….초가을,공연 축제가 꼬리를 문다. 연극과 무용,비언어극 퍼포먼스 등 장르도 다채롭다. 연극연출가 이윤택씨는 "요즘 해외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보려면 서울로 가라'고 할 정도로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공연업계 관계자는 "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가 끝난 후 뮤지컬 등도 쏟아지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며 "관객이 분산되는 데다 무료 공연 때문에 유료 공연의 흥행몰이가 쉽지 않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세계 연극계 거장들이 포함된 '제5회 서울연극올림픽'이 지난 주말 먼저 출발했다. 11월7일까지 45일간 국립극장과 명동예술극장,남산예술센터,대학로예술극장,아르코예술극장 등에서 40여편의 국내외 연극을 선보인다. 이 행사는 미국의 로버트 윌슨과 일본의 스즈키 다다시,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 등 세계적 연출가로 구성된 연극올림픽국제위원회가 주최하는 것으로 그리스에서 처음 출발해 일본과 러시아,터키를 거쳤다. 올해 행사에는 국제위원작 6편,해외초청작 7편,국내초청작 4편,공모선정작 9편,자유참가작 2편에 대학로소극장축제 'D.FESTA'와 연계한 공연 등이 포함됐다. 스즈키의 대표작 '디오니소스'는 국내 초연이다. 인도의 대표 연출가 라탄 티얌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를 비롯해 독일의 토마스 오스터마이어,중국의 톈친신 등 해외 유명 연출가의 작품과 이스라엘 · 이란 등 보기 쉽지 않은 국가의 작품도 무대에 오른다. 임영웅 · 오태석 · 손진책 · 이윤택 등 한국의 대표 연출가들이 이끄는 작품도 무대에 오른다.

오는 30일 개막하는 '제13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는 다음 달 20일까지 총 63개 작품을 선보인다. 국내 무용단의 31개 작품을 포함해 해외 무용단의 29개 작품,국내외 합작 작품 3개가 포함됐다. 남미와 북유럽 등 평소 만나기 힘든 지역의 무용수들도 대거 초청됐다.

개막작인 쿠바 단사비에르타 무용단의 작품 '말손'은 올해 '카리브 댄스비엔날레 안무상'을 받은 작품으로 쿠바의 일상과 시대상을 보여준다. 15년 전 스페인령 카나리아 지역의 현대무용을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된 안무경연 대회 마스단사의 수상작들을 모은 '마스단사 스페셜'도 주목할 만하다. 마케도니아 키로프 무용단의 이고르 키로프,스페인의 테레사 로드리게스,이탈리아의 파브리치오 파발레,한국의 이선아 · 김성화&신솔이도 무대에 오른다. 스페인 플라멩코의 대표 주자인 두 남성 무용가 호아킨 그릴로와 이스라엘 갈반이 동시에 참가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야외에서 무료로 즐길 만한 공연은 '하이서울페스티벌 2010'에 몰려있다. 다음 달 1일 저녁 전야제를 시작으로 10일까지 여의도 한강공원에 설치된 4개의 대형 텐트극장촌 '빅 탑 빌리지'와 선유도,광화문,청계 · 서울 광장,반포 한강공원 등에서 70여개 단체가 넌버벌(비언어극) 공연을 선보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