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끝없는 파산…경제 회복 '걸림돌'

[한경닷컴] 미국 은행의 연이은 파산이 미국 경제 회복의 중요한 걸림돌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투자은행인 키페 브뤼에트 앤드 우즈의 보고서를 인용,“미국 은행 숫자가 현재 7932개에서 10년 뒤 5000여개로 40% 가량 줄어들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은행 수가 줄면 대출 축소와 일자리 감소,금융시장 위축 등을 초래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은행의 지속적인 감소 배경으로는 경영 부실로 인한 파산과 대형 은행의 인수합병 등이 꼽혔다.미국 은행들은 지난 20년 간 지속적으로 사라졌다.특히 2008년 이후 2년 간 미국에서는 무려 279개의 은행이 파산했다.2008년 이전 6년 간 파산한 은행이 36개였다는 점에 비춰보면 폭발적인 규모다.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9월25일 JP모건으로 매각된 미국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이다.이 인수·합병은 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 파산 사례로 기록됐다.이전까지는 1984년 파산한 콘티넨탈 일리노이가 최대 규모였다.하지만 당시 이 회사의 자산 규모는 워싱턴뮤추얼의 7분의 1에 불과하다.뿐만 아니라 지난 24일에도 2개의 은행이 추가로 파산하는 등 은행 파산 숫자와 규모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다.

은행들의 파산은 상당수 회사들이 급팽창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탓이라는 게 WSJ의 분석이다.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간 미국 은행 총 자산은 13조8000억달러로 비대해졌다.SNL파이낸셜에 따르면 2007년 2월 이후 파산한 75개 은행 대부분이 1999년 이후 설립된 회사들이다.제러드 캐시디 RBC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은행 파산과 정부의 지원이 금융 시스템에 준 충격은 저축대부조합 위기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분석했다.실제로 2008년 이후 금융산업의 자산 규모는 4.5% 감소했다.2007년 이후 은행업에서는 총 18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전체 은행 일자리의 8.5%에 달하는 규모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은행 파산 사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미국 예금보험공사(FDIC)가 분류하는 ‘문제은행’ 숫자는 올 2분기에 829개로 전년 동기대비 6% 늘어나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투자은행인 키피브뤼엣앤우즈는 은행 숫자가 10년 후 현재 7932개에서 5000로 격감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하워드 헤들리 미국 유타주 은행협회 회장은 “지난 10년 간 금융부문 재앙을 되돌아보면 금융자본의 붕괴가 향후 미국 경제회복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