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인치냐, 7인치냐…태블릿PC '주도권 경쟁'

림, 7인치 '플레이북' 공개…애플 '아이패드'에 도전장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유명한 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림 · RIM)이 태블릿 PC '블랙베리 플레이북'을 공개했다. 마이크 라자리디스 림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2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블랙베리 개발자 회의에서 플레이북을 선보이며 태블릿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라자리디스는 플레이북에 대해 "기업용 시장의 표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에서 터를 닦은 블랙베리를 바탕으로 기업용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 아이패드를 제치겠다는 전략이다. 비즈니스 전문가용을 표방한 플레이북은 아이패드(9.7인치)보다 작은 7인치 화면을 채용했다. 1㎓ 듀얼 코어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했고 1GB D램을 장착했다. 가장 눈에 띄는 차이점은 운영체제(OS)다. 최근 발표한 블랙베리6 OS가 아닌 림이 올초 인수한 큐엔엑스(QNX)사의 뉴트리노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림은 이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만한 강력한 운영체제"라고 자신했다. 와이파이(무선랜) 기반의 플레이북은 고화질(HD) 동영상과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인터넷 검색과 각종 문서작업이 가능하며 보안기능을 강화했다. 제품 전면과 후면에 HD 카메라를 달아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무게는 400g으로 아이패드(730g)보다 가볍다.

림의 가세로 태블릿 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거세졌다. 9.7인치와 7인치 진영 간 태블릿 표준을 놓고 주도권 잡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출시 한 달 만에 100만대 판매를 훌쩍 넘긴 9.7인치의 아이패드 독주가 계속되자 삼성전자(갤럭시탭)를 비롯해 시스코(시어스),델(스트리크) 등 후발 업체들이 크기를 줄여 휴대성을 높인 7인치 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반격에 들어갔다. 삼성전자 갤럭시탭은 내년 말까지 600만대 정도 판매돼 업계 2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림은 500만대가량의 플레이북을 팔아 3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태블릿의 장점인 큰 화면을 지원하면서도 지니고 다니기 쉬운 7인치가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