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제단속 위해 대외정책 더 강경해질 듯"

'北 김정은 세습' 전문가 진단

北 체제 더 불안해질 것…군부, 김정은 자질 시험 할 수도
국내-김정은, 대외-김정일…공동정권 형태로 역할분담할 듯

김정은으로 북한의 후계구도가 가시화되면서 북한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은 후계구도 가시화가 체제 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입을 모았다. 김정은의 능력과 자질을 시험하는 엘리트와 군부의 시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권력체계가 안정될 때까지 핵 정책이나 경제정책은 더욱 보수 · 강경화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앞으로는 북한 내부의 권력 투쟁이 훨씬 치열해질 것이다. 변동성이 매우 큰 시스템으로 가는 셈이다. 지금까진 김정일 밑에서 꼼짝도 못하던 엘리트 집단들이 이런 저런 방식으로 김정은을 찔러 보지 않겠나. 김정은이 어떤 사람인지 끊임없이 물밑에서 재보게 될 것이다. 여기에 경제적으로 더 악화되는 상황과 맞물리게 되면 북한 내부 권력구도가 급변할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겐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고 동시에 새로운 기회일 수도 있다.

◆브라이언 마이어스 동서대 교수

북한 지도체제는 더 불안해질 것이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노동당 간부들까지 김정은에 대해 열정적으로 얘기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를 지도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고 본다. 최소한 마흔은 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대체적이라고 한다. 핵 정책은 더 강화할 것이다. 새로운 지도자를 세우면 정당성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김정일보다 더 외국과의 긴장관계를 활용하려 할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당분간 김정일과 김정은의 공동 정권 형태로 갈 것이다. 국내 정치는 후계자 중심으로,대외 정책은 김정일 중심으로 역할분담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외정책은 이전 정책과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대내 정치는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나름대로 새로운 경제 정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개혁개방 문제는 큰 틀에서는 중국의 지지와 협조가 필요해 중국과의 의사 소통을 통해 중국의 개혁개방정책에 대해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김정일 위원장의 불확실한 건강 문제다. 만약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내부 권력 암투의 가능성이 있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북한 내 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3대 세습은 기업도 쉽지 않은데 하물며 국가 지배권은 더 그렇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상황과 장성택의 양심,군부 동향,김정은의 능력 등이 변수가 될 것이다. 북한은 후계작업을 가속화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질 것이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후계 공식화를 선언한 뒤 14년간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 김정은은 그 과정을 1년 반 사이에 해치웠다. 때문에 직업 군인 및 로열 패밀리 등과의 단합을 도모하려고 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오히려 외부에 빗장을 더 잠글 것이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센터장

김정일이 살아 있는 한 큰 폭의 체제 및 경제정책 변화 가능성은 없다. 당분간은 북한이 더 보수화할 가능성이 높다. 선군정치를 계속 끌고 간다고 봐야 한다.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거나 개성공단을 확대해서 외화 획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중국을 통해서 원조를 더 얻어내려고 할 수도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내부 불만과 혼란이 커질 수 있다. 북한은 당분간 경제 악화를 막는 데 총력을 다할 것이다.

박수진/구동회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