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3代세습체제' 공식화…'코리아 리스크'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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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년 만에 당대표자회…김정은에 '대장' 칭호 부여
북한이 28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28세 · 사진)에게 대장 칭호를 부여하며 후계체제를 공식화했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3대 세습 작업에 나선 것이다.

북한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을 서두른 것은 그만큼 김 위원장의 건강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후계 구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급변 사태에 대한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켜 체제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의도지만 뜻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김정은의 나이가 지나치게 어린 데다 지도력도 전혀 검증되지 않은 터다. 심각한 경제난까지 겹친 상황이어서 권력 장악 과정에서 내부 권력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권력 장악 과정에서 내부 갈등을 외부로 돌리려 시도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국으로서는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전망이다. 북한 노동당은 이날 제3차 당 대표자회를 열어 김 위원장을 당 총비서로 다시 추대했다고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라디오)이 전했다. 이들 매체는 오후 2시에 맞춰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는 온 나라 전체 당원과 인민군 장병,인민의 한결같은 의사와 염원을 담아 김정일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하였음을 내외에 엄숙히 선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회의에 김 위원장이 참석했는지 여부와 총비서 재추대 외에 다른 어떤 결정이 내려졌는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김정은에게는 대장 칭호가 부여됐으며 당 조직비서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동지께서 27일 군사 칭호를 올려줄 명령 제0051호를 하달하셨다"며 "명령에는 김경희,김정은,최룡해 등 6명에게 대장의 군사 칭호를 올려준다고 지적돼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대외적인 공식 발표에 김정은의 이름이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는 김정은 후계 구도의 공식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명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개발협력센터장은 "당분간 북한이 더 보수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적인 면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내부 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 내부의 권력구도가 급변하는 사태는 우리에게 어려운 상황일 수도 있지만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