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GM대우 노조의 이유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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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아카몬 GM대우자동차 사장은 최근 추영호 금속노조 GM대우 지부장을 만났을 때 두툼한 영문 서류를 받았다. 국내 판매를 늘리기 위한 각종 제안들이 담겨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판매확대 방안을 수립하고,또 이를 번역해 전달한 점에 대해 아카몬 사장이 무척 고마워했다"고 전했다.
GM대우 노조는 조만간 인천시와 각 구청을 직접 방문해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본사가 위치한 지역 내 관공서에 차를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서다. GM대우가 인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선에 달하는 만큼 역내 시장 점유율을 최소 이 정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노조 측 목표다. 외환위기 전 30%대였던 GM대우의 내수 점유율은 현재 8% 선이며,인천에서도 10% 안팎에 불과하다. 추석 전에는 회사 측 마케팅 담당 부서와 '판매확대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사가 공동으로 시장 조사를 하고 직원들이 전사적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GM대우 노조는 민주노총 안에서도 강성으로 꼽혀왔다. 1만70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대형 사업장이란 점에서,'금속노조의 주력부대'란 별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임금 및 단체협상을 무파업으로 타결지었다. 최근엔 '민주광장'이란 소식지를 통해 "내수 시장이 확대돼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해야 조합원 생존권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또 그래야 GM대우가 모기업 GM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전략생산기지로서의 위상도 확고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합원을 다독이기도 했다.
'차가 많이 팔려야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조 차원에서 분명히 한 것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복지와 고용 보장을 외치는 다른 자동차회사 노조와는 다른 행태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기본적으로 투쟁만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고용과 복지를 요구할 때도 회사가 어느 정도 기반 위에 올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GM대우는 내년 하반기까지 신차 8종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노조의 '이유있는 변신'이 사측의 신차 릴레이에 힘을 실어줄 것 같다.
조재길 산업부 기자 road@hankyung.com
GM대우 노조는 조만간 인천시와 각 구청을 직접 방문해 세일즈에 나설 계획이다. 본사가 위치한 지역 내 관공서에 차를 한 대라도 더 팔기 위해서다. GM대우가 인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 선에 달하는 만큼 역내 시장 점유율을 최소 이 정도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게 노조 측 목표다. 외환위기 전 30%대였던 GM대우의 내수 점유율은 현재 8% 선이며,인천에서도 10% 안팎에 불과하다. 추석 전에는 회사 측 마케팅 담당 부서와 '판매확대 전략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노사가 공동으로 시장 조사를 하고 직원들이 전사적으로 판매를 늘릴 수 있도록 인센티브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GM대우 노조는 민주노총 안에서도 강성으로 꼽혀왔다. 1만70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대형 사업장이란 점에서,'금속노조의 주력부대'란 별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지난 7월 임금 및 단체협상을 무파업으로 타결지었다. 최근엔 '민주광장'이란 소식지를 통해 "내수 시장이 확대돼 안정적인 생산량을 확보해야 조합원 생존권도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또 그래야 GM대우가 모기업 GM의 투자 확대를 유도하고 전략생산기지로서의 위상도 확고하게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합원을 다독이기도 했다.
'차가 많이 팔려야 고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을 노조 차원에서 분명히 한 것이다.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복지와 고용 보장을 외치는 다른 자동차회사 노조와는 다른 행태다. 노조 관계자는 "노조가 기본적으로 투쟁만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고용과 복지를 요구할 때도 회사가 어느 정도 기반 위에 올라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GM대우는 내년 하반기까지 신차 8종을 연이어 출시할 계획이다. 노조의 '이유있는 변신'이 사측의 신차 릴레이에 힘을 실어줄 것 같다.
조재길 산업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