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금선물 뜨자 금선물 '개점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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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선물은 9월들어 거래 '제로'기존 금선물의 거래단위를 10분의 1(100g)로 줄인 미니금선물이 지난 13일 출시된 이후 거래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금값 급등세를 타고 기존 금선물보다 거래가 간편해진 미니금선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린 덕분이다. 반면 기존 금선물 거래는 여전히 부진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니금선물의 미결제약정은 지난 27일 처음 200계약(최근월물 기준)을 돌파한 후 꾸준히 증가,이날 242계약으로 마감했다. 개장 첫날인 13일의 18계약과 비교하면 10거래일 동안 13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미결제약정의 증가는 시장에 새로 참여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을 의미해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거래량 역시 꾸준한 상승세다. 이날 거래량은 125계약으로 전날의 210계약에는 못 미쳤지만 거래 첫날부터 줄곧 100계약 이상의 거래량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존 금선물(거래단위 1㎏)의 거래량은 이달 내내 제로(0)다. 거래소 관계자는 "표준 금선물의 경우 1999년에 상장된 후 거래가 좀 됐지만 2005년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됐다"며 "최근 2~3년간 금값이 오르면서 단위당 거래금액이 4000만원대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있던 기존 금선물의 거래량이 미니금선물 시장으로 흡수되면서 계속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 직접 투자 역시 국내 현물가격 구조상 쉽지 않아 미니금선물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지만 국내 현물 가격이 투명하지 않고 부가가치세 10%까지 붙어 접근이 어려웠다"며 "미니금선물은 국제 금시세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매매할 수 있는 데다 증거금도 낮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금값이 내릴 때도 수익을 볼 수 있는 등 투자전략이 다양하다는 점도 선물 투자의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