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中企 동반성장 통해 '스몰 자이언츠' 대거 나올 것"

MB "정부서 甲·乙 정해선 안돼"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대기업 · 중소기업 상생 문제에 대해 정부가 주도하지 않을 것이며 자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자율적이고 경쟁적인 관계를 주고받을 때 시장경제인 것이지,일방적으로 (납품)값을 내리고 '너 아니라도 할 데가 많다'는 식의 일방적인 관계에선 시장경제가 성립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시장경제가 주는 장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정부가 주도해서 갑과 을의 관계를 (설정)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업이라는 것은 자율적,창의적,열정적으로 해서 성장한다고 생각한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정부가 주도해 협력시킨다는 것은 해서도 안되지만 그렇게 해선 효과도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번 기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문화를 바꿔야 하고 기업의 윤리가 살아나는 건강한 관계를 가짐으로써 대한민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서로 잘 한다는 인식변화가 필요하고 이것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서로 신뢰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대기업이 우월적인 지위에서 납품단가를 일방적으로 내리는 등의 조치는 불합리하지만 이런 문제에 정부가 나설 땐 일시적인 효과는 있겠으나 근원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이 서로 믿음을 갖고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서로 일을 하면서 상대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효과가 안 나올 때가 많다. 서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처음에는 진정성이 없다가도 있는 것으로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현장 경영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도 시장바닥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뭘 도와주면 좋겠는지 생각해 미소금융을 만드는데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다못해 1，2년에 한 번，10년에 한 번이라도 (납품업체 관계자를) 만나서 '뭐가 어려우냐'고 하면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모이지 않아도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도 대기업에 도움이 되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그 전제하에서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에서도 독일의 히든챔피언과 일본 자수기업의 장점을 접목한 글로벌 중소기업인'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가 대거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히든 챔피언'은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쓴 책으로，매출 규모가 40억달러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목표에 맞는 적절한 전략을 개발해 세계시장 점유율 3위 이내 또는 소속 대륙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면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을 말한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