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삼성…현대…상조社 이름 헷갈려

'삼성상조,삼성코리아상조,삼성종합상조,현대종합상조,현대상조…'

얼핏 보면 현대나 삼성그룹이 상조회사를 대거 운영하는 것 같지만 이들 기업은 현대나 삼성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증권업계 일각에서 삼성계열사인 에스원의 상조업 진출이 임박했다는 소문이 나돌지만 해당 회사의 공식입장은 아니다. 굳이 연관시킨다면 삼성의료원이 상조업에 진출해 신뢰할 수 있는 상조문화를 정착시켜 주길 바라는 정도다. 현대의 경우도 최근 300억원대 횡령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현대종합상조와 현대상조,현대드림상조,현대마이라이프 등이 있지만 현대가에서 투자한 곳은 전무하다. GS종합상조,한솔상조,신한상조,금호상조,금강종합상조,한양상조,대우상조,우리상조개발 등도 '친숙한' 이름과 달리 영세한 상조회사들이 상호를 차용했을 뿐이다.

상조업계가 형사처벌이나 민사상 책임을 질 수 있는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대기업 브랜드를 고집하는 까닭은 뭘까.

전문가들은 고객들이 자칫하면 돈을 떼일 수 있는 영세한 상조업의 특성상 잘 알려진 대기업 브랜드의 후광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송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상조회사들이 쉽사리 간판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업종이 다르면 다른 기업이 앞서 등록한 상표를 따라 쓸 수 있다. 그렇더라도 먼저 등록한 상표가 일반인들이 잘 아는 상표여서 소비자가 헷갈린다면 형사처벌이나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최근 판례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지난 6월 대한교직원공제회(옛 리얼정보통신)를 상대로 '교직원공제회'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리얼정보통신은 2009년 상호를 바꾸고 상조사업에 뛰어들면서 일선 교직원들에게 "교직원공제회에서 상조 서비스가 새로 지원된다"며 이메일을 보내는 등 영업을 하다 소송당했다. 재판부는 "114에 교직원공제회 전화번호를 물으면 피고 회사의 번호가 안내되는 등 원고와의 혼동을 일으켰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상표법이나 부정경쟁방지법 등 위반 소지가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