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무역흑자 50억弗…하루 평균 수출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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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연휴 불구 수출 호조지난달 무역흑자가 50억달러를 넘어섰다. 8개월 연속 흑자다. 추석 연휴가 있었는 데도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경기선행지수와 동행지수가 동반 하락하고 심리지표가 나빠지는 상황에서 수출 호조는 반가운 소식이다.
원화 강세가 향후 변수될 듯
문제는 앞으로다. 미국 유럽 등의 경기회복이 더디고 원화 환율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수출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부가 올해 무역흑자를 350억달러로 높여 잡았지만 낙관적인 판단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개월 연속 무역흑자
지식경제부는 '9월 수출입 동향(잠정)'에서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2% 늘어난 395억5000만달러,수입은 16.7% 증가한 347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50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흑자는 8월(17억1900만달러)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김경식 지경부 무역경제실장은 "여름 휴가가 있었던 8월엔 무역흑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9월부터 다시 좋아졌다"며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단가가 다소 떨어졌지만 수출 물량이 오히려 증가해 수출액이 늘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수출액 18억9000만달러
지난달엔 추석으로 전달보다 조업일수가 3일 적었는데도 수출은 호조를 보였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3.9% 증가한 18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기록인 올 6월의 18억3000만달러를 3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반도체와 선박 등 대부분 주력 품목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반도체 수출이 50.6% 늘었고 선박 35.4%,자동차부품 33.1%,석유제품 28.1%,철강제품 24.5%,액정디바이스 27.5%,일반기계가 11.5% 늘었다. 다만 무선통신기기와 컴퓨터는 각각 17.9%,11.3% 줄었다. 최근 일반 휴대폰의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컴퓨터 모니터와 보조기억장치 등의 수출이 부진했기 때문이란 게 지경부의 설명이다. 지역별로는 미국(48.2%)과 유럽연합(47.7%) 일본(38.7%) 중국(30.8%) 등 대부분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이 늘어났다.
수입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원자재 수입이 동기 대비 35.8% 급등했고,자본재와 소비재 수입도 각각 26.4%,49.1% 증가했다.
◆세계경기 둔화 · 환율이 변수정부는 원화 강세가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엔화가 원화보다 절상폭이 크고 위안화도 원화와 비슷한 수준으로 절상될 것으로 예상돼 전체적으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 연간 무역흑자는 350억달러까지 갈 것으로 예상되며 유가가 안정되면 그보다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경부는 지난달 초 연간 무역흑자를 320억달러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과 환율전쟁을 벌이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세계 경기가 2분기에 최고점을 찍고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수출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