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여자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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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연인 할 것 없이 상대와 다툰 여자들의 말은 한결같다. "'미안하다' 한마디면 될 걸 끝까지 그 말을 안하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통에 속이 뒤집어진다. " 여자가 바라는 건 진심 어린 사과인데 남자는 그러지 않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눙치려 드니 약이 오른다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남자들은 한숨을 쉰다. "꼭 미안하다고 말로 해야 하나.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면 적당히 지나가야지.별 것 아닌 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계속 사람을 힘들게 하니 난감하다. " 여자의 반론은 거세진다. "그게 뭐가 어려운가. 미안하게 여기지 않으니 못하는 게지."비슷한 일이 거듭되면 연인은 헤어지고 부부의 가슴 속엔 상대의 이해 부족에 대한 서운함과 앙금이 쌓인다. 남녀가 좀처럼 합일점을 찾지 못하는 일은 이밖에도 수두룩하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길을 모르면 주위에 물어보라는 여자의 말을 남자는 여간해선 듣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가. '말을 듣지 않는 남자,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를 쓴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는 "그건 남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남자는 사냥,여자는 채집과 양육에 적합하도록 진화된 결과 뇌 구조는 물론 눈귀의 지각력까지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여자는 좌뇌와 우뇌가 연결돼 있지만 남자는 떨어져 있고,여자의 눈은 바로 앞의 것들을 넓게 보는 반면 남자의 눈은 좁게 멀리 보고,귀 역시 여자가 소리의 크기나 높낮이에 훨씬 예민하다는 얘기다. 함께 간 파티에서 여자는 10분만 지나면 누가 누구에게 관심있는지 죄다 파악하는 반면 남자는 돌아올 때까지 모르는 건 이런 데서 연유한다는 분석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빨리 사과하는 건 잘못을 쉽게 인정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좋은 관계를 갖기 원해서이고,남자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건 불쾌한 행동의 기준을 낮게 잡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조사했더니 남자들은 자기와 남의 행동 모두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는 걸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자는 대인관계에서 불행하면 일에 집중할 수 없고, 남자는 일에서 불행하다싶으면 대인관계에 집중할 수 없다'는 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중요한 건 남녀가 서로 이같은 차이를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안그러면 늘 뭔가 삐걱거릴 테니.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그럴 때마다 남자들은 한숨을 쉰다. "꼭 미안하다고 말로 해야 하나. 화해의 제스처를 보이면 적당히 지나가야지.별 것 아닌 일로 신경을 곤두세우고 계속 사람을 힘들게 하니 난감하다. " 여자의 반론은 거세진다. "그게 뭐가 어려운가. 미안하게 여기지 않으니 못하는 게지."비슷한 일이 거듭되면 연인은 헤어지고 부부의 가슴 속엔 상대의 이해 부족에 대한 서운함과 앙금이 쌓인다. 남녀가 좀처럼 합일점을 찾지 못하는 일은 이밖에도 수두룩하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길을 모르면 주위에 물어보라는 여자의 말을 남자는 여간해선 듣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이런가. '말을 듣지 않는 남자,지도를 읽지 못하는 여자'를 쓴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는 "그건 남녀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남자는 사냥,여자는 채집과 양육에 적합하도록 진화된 결과 뇌 구조는 물론 눈귀의 지각력까지 상당한 차이가 난다는 주장이다.
여자는 좌뇌와 우뇌가 연결돼 있지만 남자는 떨어져 있고,여자의 눈은 바로 앞의 것들을 넓게 보는 반면 남자의 눈은 좁게 멀리 보고,귀 역시 여자가 소리의 크기나 높낮이에 훨씬 예민하다는 얘기다. 함께 간 파티에서 여자는 10분만 지나면 누가 누구에게 관심있는지 죄다 파악하는 반면 남자는 돌아올 때까지 모르는 건 이런 데서 연유한다는 분석이다. 여자가 남자보다 빨리 사과하는 건 잘못을 쉽게 인정해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고 좋은 관계를 갖기 원해서이고,남자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건 불쾌한 행동의 기준을 낮게 잡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워털루대에서 조사했더니 남자들은 자기와 남의 행동 모두 어지간하면 그냥 넘어가는 걸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자는 대인관계에서 불행하면 일에 집중할 수 없고, 남자는 일에서 불행하다싶으면 대인관계에 집중할 수 없다'는 말이 다시 확인된 셈이다. 중요한 건 남녀가 서로 이같은 차이를 알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안그러면 늘 뭔가 삐걱거릴 테니.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