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루·삼화, 휴대폰용 페인트 시장 공략

모바일 특수도료시장 2000억
고광택·흠집방지용 잇단 개발
노루, 2년내 관련매출 200억 목표
삼화페인트, 별도 사업부 만들어
휴대폰용 특수도료(코팅재) 시장이 국내 페인트업체들의 신사업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촉감과 광택 등을 강조한 기능성 휴대폰이 대거 나오면서 특수도료 수요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 열풍에 맞춰 지문이 잘 묻지 않거나 흠집이 덜 나는 특수도료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특수도료 전문업체에 이어 전통 페인트 회사들까지 모바일용 코팅재 분야로 영역을 넓히는 추세다.


◆휴대폰에 주목하는 페인트 업체들3일 업계에 따르면 SSCP와 AK켐텍(애경그룹 계열사),한진화학 등 소재 · 화학업체들이 주도하던 모바일용 특수도료 시장으로 노루그룹과 삼화페인트 등 전통 페인트업체들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노루그룹은 지난 1일자로 계열사인 노루페인트와 노루비케미칼이 나눠 맡고 있던 휴대폰용 도료사업을 노루페인트로 일원화했다. 그동안 노루페인트는 금속 소재로 된 휴대폰 케이스 도료,노루비케미칼은 플라스틱 소재의 휴대폰용 도료를 각각 생산했는데 이를 하나로 합한 것.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앞으로 모바일용 특수코팅재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그룹 내 모바일 도료사업을 일원화했다"며 "자동차용 도료를 만드는 노하우를 활용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루그룹은 현재 연간 50억원가량인 모바일도료 매출(노루페인트와 노루비케미칼 매출 합계)을 2012년께 200억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휴대폰 메이커에 이어 노키아와 블랙베리를 만드는 캐나다 림(RIM)을 고객사로 확보해 놓은 상태다. 삼화페인트도 모바일도료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2004년 모바일도료 시장에 뛰어든 이 회사는 진출 초기 1개 영업팀만 두었던 것을 2008년 말 35명으로 구성된 플라스틱소재 사업본부로 확대 · 개편했다. 이 사업본부에는 특수도료 개발을 맡는 연구팀 2개를 배치했다.

◆기능성 스마트폰 특수

페인트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모바일용 특수도료 시장이 규모는 작지만 수익성과 성장성이 좋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용도료 시장 규모는 약 2000억원.전자소재 제조업체 SSCP가 국내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애경유화,한진화학 등이 각각 20% 안팎의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터치 방식의 스마트폰이 최근 대세를 이루면서 특수도료 수요는 더 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는데도 금속처럼 광택을 내거나 고운 점토를 만지는 것처럼 촉감을 부드럽게 해주는 도료,지문과 흠집을 덜 내는 도료 등이 그런 제품들이다. 실제로 노루페인트는 증착 방식(금속을 가열할 때 발생하는 증기로 플라스틱에 도료를 바르는 것)을 이용해 금속과 같은 고광택을 내는 도료를 개발,국내외 휴대폰 메이커들에 공급하고 있다.

SSCP도 지난달 스마트폰 시장을 겨냥,지문 얼룩이나 스크래치 발생을 최소화한 고광택 기능성 특수도료를 선보였다. SSCP 관계자는 "이전까지 휴대폰 도료는 색감을 내는 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광택과 촉감 등 기능성 쪽으로 바뀌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에서만 400만대 이상 스마트폰이 팔리고 내년에도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바일용 특수도료 시장도 해를 거듭할수록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