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급 '페이스북 쇼크'…한국 인터넷 생태계 바꾼다

광파리의 글로벌 IT이야기
페이스북 쓰시나요? 트위터는요? 놀랍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우리나라 인터넷 생태계를 바꿔놓고 있습니다. 네이버 다음 네이트 가릴것없이 페이스북의 소셜 플랫폼 기능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전에 없이 개방할 생각도 하고 소셜 기능을 베끼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포털 사업자들이 제공하는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했습니다. 포털 사업자들은 자체적으로 콘텐츠를 확보해 이용자들을 유인했고 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둘 생각만 했습니다. 파트너들과 협력해 파이를 키울 생각도 못했고 이용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폐쇄적인 인터넷 생태계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페이스북을 벤치마킹해 '네이버Me'라는 서비스를 12월 중 시작합니다. 네이버의 각종 콘텐츠를 이용하다가 마음에 들면 '구독하기''미투하기'를 할 수 있는데,페이스북의 'Like(좋아요)'와 비슷한 구독,추천 기능입니다. 구독하기를 누르면 자신의 홈에서 해당 콘텐츠를 받아볼 수 있고 미투하기를 누르면 친구들이 해당 콘텐츠를 각자의 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Me에는 '친구신청' 기능도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에게 '친구신청'을 해 인맥을 넓힐 수 있습니다. 네이버Me에서 글이나 사진을 올리면 친구들의 홈에도 뜨고 친구들은 댓글을 달 수 있습니다. 본인의 네이버Me 홈에서 친구들이 올린 글이나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달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과 똑같습니다. 네이버는 다음 달 네이버Me 공개시범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다음은 최근 '오픈 소셜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발표하고 사이트 개편을 시작했습니다. 3일에는 '라이브이슈'와 '라이브스토리''라이브QnA'를 오픈했습니다. 화제 뉴스를 묶어서 보여주는 게 라이브이슈,블로그 카페 등의 화제 글을 모아 보여주는 게 라이브스토리입니다. 실시간으로 묻고 답하는 '라이브QnA'는 네이버 '지식iN'의 최신 버전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음은 7일에는 '소셜웹검색' 서비스를 내놓고 연말쯤에는 '마이소셜검색'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소셜웹검색은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포스퀘어 등의 콘텐츠를 검색해서 보여주는 서비스입니다. 콘텐츠 작성자가 누구인지,출처가 어디인지,어떤 의견이 붙었는지 등을 보여줍니다. 마이소셜검색은 검색하는 사람과 관련이 많은 정보를 찾아주는 서비스입니다.

페이스북은 5억명 이상의 가입자를 끌어모은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죠.우리나라에서도 100만명 이상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고 알려졌습니다. 페이스베이커스라는 페이스북 통계 사이트에는 4일 현재 146만명이라고 나왔습니다. 페이스북이 한국에 진출하면 '터줏대감'인 싸이월드(SK커뮤니케이션즈)와의 접전이 불가피합니다.

싸이월드는 최근 'C로그'라는 새로운 소셜 플랫폼을 내놨습니다. '미니 페이스북'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기능은 페이스북의 홈에 해당하는 '모아보기'와 페이스북의'담벼락'이나 '노트'와 비슷한 '노트'가 있습니다. 모아보기에서는 일촌과 팬의 새 글 · 사진 및 소식을 볼 수 있고 노트에서는 글이나 사진을 올리고 일촌이나 팬이 단 댓글을 볼 수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네이버든 다음이든 네이트든 페이스북을 대놓고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소셜'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큰 흐름이라고 보기 때문이겠죠.한편으로는 '마침내 변하기 시작했다'는 안도감도 들고 '혁신을 기피하다가 외부의 힘에 밀려 혁신한다'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현재로서는 베껴서라도 서비스를 혁신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통신업계에서는 '아이폰 효과'를 얘기합니다. 작년 말 아이폰이 들어온 후 이동통신 서비스가 획기적으로 달라졌고 소비자들의 통신 서비스 이용행태도 달라졌습니다. 인터넷 포털도 비슷합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따라하기 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페이스북 영향이 큽니다. '페이스북 효과'가 얼마나 커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