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사실상 제로금리 복귀

[한경속보]일본이 예상을 웃도는 강력한 추가 금융완화를 단행했다.일본은행은 5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현행 0.1%인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0) 금리인 0~0.1%로 인하했다.일본이 제로금리 정책을 다시 도입한 것은 4년3개월 만이다.일본은행은 또 국채나 상장투자신탁(ETF) 부동산투자신탁(리츠) 등을 구입할 수 있는 5조엔(약 68조원) 규모의 ‘자산매입 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일본은행이 추가 금융완화에 나선 것은 정부가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강세를 억제하지 못해 경기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15일 6년반 만에 외환시장에 개입해 2조엔을 풀어 달러를 사들였지만 엔고에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그러자 이번엔 일본은행이 시중에 엔화 자금을 더 풀어 엔화에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것이다. 특히 다음달 2~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융완화를 할 것이 확실시 됨에 따라 선수를 친 것이기도 하다.미국의 추가 금융완화 관측으로 달러가치가 떨어지면서 엔화는 최근 다시 강세를 보이고 있다.일본은행이 제로금리라는 사실상 마지막 카드까지 던진 것은 어떻게 해서든 엔고를 억제하려는 절박함을 보여준다.엔고는 일본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다.

일본은행은 물가불안이 야기 되지 않는 한 당분간 제로금리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현재 일본 경제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로 인한 물가하락)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제로금리는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