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미래 성장엔진…T20 관광장관회의] 여행산업, 글로벌 경제 견인차…일자리 年7500만개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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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일 충남 부여 개최
한국이 세계 관광산업 선도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 '브리지 역할' 톡톡
세계 '경제 파이' 키우고 녹색 친환경 개발·삶의 질 높여 미래 전략산업으로 재조명
'관광이 미래 성장엔진이다. ' 제2차 T20 관광장관회의가 11~13일 충남 부여 롯데리조트와 백제문화단지에서 열린다. T20 관광장관회의는 주요 20개국(G20) 관광장관 국제회의.G20 정상들에게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제18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총회에서 창설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첫 회의에서 2차 회의 의장국을 맡아 회의를 유치했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을 비롯한 21개 국가의 관광장관 등과 UNWTO 같은 국제 · 지역기구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관광,미래 성장엔진으로 부상부여 T20 관광장관회의는 '2010-2012 한국방문의 해''서울 G20 정상회의' 등과 연계해 치르는 만큼 우리나라의 국격(國格)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 관련 정부 및 국제기구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국제회의여서 기업회의(Meeting) · 포상관광(Incentive) · 컨벤션(Convention) · 전시회(Exhibition)를 아우르는 '비즈니스 여행'인 마이스(MICE)산업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심원섭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UNWTO는 '관광을 위한 관광회의'인데 부여 T20 관광장관회의는 '경제 발전을 위한 관광회의'"라며 "관광분야 '글로벌 거버넌스(범세계적 관리체제)'의 본격 출범"이라고 평가했다. 국제PR 전문기업인 씨제이스월드의 낸시최 대표는 "한국이 관광으로 세계를 아우른다는 의미에서 상징성이 큰 회의"라고 말했다.
핵심 의제는 '세계 경제 회복과 고용창출 원동력으로서의 관광산업'.심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글로벌 경제위기 과정에서 관광의 역할이 컸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는 것"이라며 핵심 의제를 설명했다. 그는 "관광은 전 세계적 '경제파이'를 키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산업"이라며 "관광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저개발국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실질적 논의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관광산업을 보는 시선은 곱지 않았다. 단순히 먹고 노는 유흥산업으로 치부돼왔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관광산업의 위상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관광산업이 세계 경제 회복의 중심축을 맡고 있으며,경기 회복의 관건인 고용 창출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 점이 부각된 것.지속가능한 성장과 녹색 친환경 개발,삶의 질 향상 등의 미래성장 키워드도 관광을 전략산업으로 새로이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관광이 세계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 2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제1차 T20 관광장관회의에서는 관광산업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6~7%를 차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국제관광객도 1950년 2500만명에서 2005년 8억600만명으로 늘었다. 연평균 성장률은 6.5%로 타 산업보다 훨씬 앞선다. 특히 별다른 기술이 없는 인력에 대한 고용창출 효과가 두드러진다. 관광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7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관광산업은 세계 서비스 무역의 30%(연간 1조달러)를 창출하고 있다. 이런 서비스 무역의 절반이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주목되고 있다.
◆세계를 하나로 품는 관광관광산업의 주요 역할 중 '글로벌 빈곤 퇴치'를 빼놓을 수 없다. "관광산업은 글로벌 경제 회복은 물론 선진국과 저개발국 사이의 '브리지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중요하다"(김철원 경희대 호텔관광대학장)는 뜻이다. 김철원 교수는 "최근의 기후변화나 녹색성장 등 여러 측면에서 관광의 역할이 있지만 빈곤퇴치를 위한 지속가능한 관광과 선진국 · 저개발국 간의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크다"고 설명했다.
2007년 세계 관광객들이 개발도상국에서 소비한 액수는 2950억달러.개발도상국으로 투자되는 연간 공적개발원조(ODA) 금액의 5배에 달하는 규모다. 유엔 주도 하에 투입되는 지원금보다 여행객들이 쓰는 돈이 개발도상국에 더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이처럼 자유무역을 바탕으로 한 관광산업은 개발도상국의 빈곤퇴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나 감비아 같은 가난한 나라는 관광산업이 전체 수출의 29.8%,33.1%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관광 비중이 크다. 튀니지는 관광수입이 전체 국가산업의 14%인 15억달러(2003년 기준)나 된다. 튀니지 근로자들이 해외에서 벌어 송금하는 금액과 맞먹는 수준으로 관광이 튀니지 경제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각국의 국내관광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도 뜨거울 전망이다. 여행 및 관광이 지역경제와 고용 회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국내여행 활성화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에서다. 영국의 경우 2008년 9550만명이 1박2일 국내여행에서 164억여유로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딜로이트와 옥스퍼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영국 관광산업 규모는 1150억유로로 5번째로 큰 산업이다. 관광 덕에 260만개의 일자리가 유지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국내여행 활성화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말 발표한 '관광산업 선진화 전략'을 통해 국내관광 활성화를 통한 투자 확대와 외국인 관광객 증대라는 선순환 구조의 정착을 꾀하고 있다. 2008년 기준 국민 관광참여 일수 연 10.1일,국내관광 소비액 15조7000억원을 2020년 연 30일,45조원 수준으로 각각 키우겠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제관광은 경제위기,지진,테러위협,전염병 등 외생변수에 큰 영향을 받지만 국내관광이 활성화되면 외부영향으로부터 독립해 산업기반이 안정화되고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며 국내관광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T20 관광장관회의
T20 관광장관회의는 G20 정상들에게 '세계 경제의 촉진제'인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지난해 열린 제18차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에서 남아프리카 관광장관 주도로 창설된 국제회의다. 1차 회의는 올해 2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렸으며 한국은 2차 회의 의장국을 맡아 대회를 유치했다.
'2010 세계 대백제전'이 열리는 부여에서 11일부터 사흘간 열리는 이번 T20 관광장관회의에는 G20 국가 관광장관뿐 아니라 UNWTO,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기구 주요인사 100여명이 참석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세계 경제 회복과 발전을 위한 T20의 역할을 논의하며,T20 국가 관광장관의 공동노력을 촉구하는 '부여 선언문'을 채택할 계획이다. ◆참가 회원국 · 특별초청국(21개국)=◇장관:한국 러시아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말레이시아 태국 ◇차관급:일본 아르헨티나 중국 브라질 터키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기타:호주 스페인 벨기에 캐나다 인도 독일 프랑스.
◆국제기구(7개)=◇대표급:UNWTO 사무총장,UNWTO 산하 ST-EP재단 이사장 ◇기타:ILO,태평양아시아여행협회(PATA),유엔개발계획(UNDP),국제금융공사(IFC),유럽집행위원회(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