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日 잃어버린 10년' 보다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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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ㆍ펠드스타인 등 경제학자들 '장기 실업난' 우려미국 경제의 고(高)실업 사태가 2014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 경제는 또 1990년대 일본이 겪었던 '잃어버린 10년'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 겸 뉴욕타임스 객원 논설위원,골드만삭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얀 하지우스,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인 마틴 펠드스타인 등 저명 경제학자 및 전문가 3명은 5일 워싱턴에서 경제정책연구소 등이 공동 주최한 '미국의 재정적 선택'이라는 주제의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하지우스는 "향후 수년간 미국 경제는 계속 절뚝거리면서 완전한 고용 상태가 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것"이라며 "그 시기가 2014년도 너무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택 가격과 관련해서도 "다시 한번 심각한 하락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국채를 대규모로 더 매입해야 상당한 부양 효과를 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크루그먼은 극단적 재앙론까지 들었다. 그는 "내년에는 어떤 긍정적인 상황도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만일 미 정부가 정치적 마비 상황을 탈피하지 못한다면 고실업은 무한정 길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무역적자 규모가 크고 실업률이 높으며,이를 해소할 정치적 의지도 보다 빨리 소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오히려 성공 스토리로 여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드스타인도 그동안 낙관적 입장을 보여왔던 것과 달리 "매우 오랜 기간 고실업이 지속될 것"이라며 "획기적인 달러 가치 하락이 이 함정에서 벗어날 유일한 방안"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미국 주택 소유자들 가운데 30%가 주택시세보다 더 많은 모기지 원리금에 허덕인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