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예정 단지 지고, 새 아파트 뜬다

은마ㆍ잠실주공5단지 약세 지속
반포자이 등 입주 2~3년차 강세
부동산시장 침체 속에서 지은 지 2~3년된 신축 아파트들이 강세다. 반면 그동안 대표적인 투자 대상으로 꼽혔던 재건축 단지들은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젊은 부부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고 있는 새집 수요 덕에 신축 아파트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반면 재건축 단지는 내집 마련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고 추가분담금 등으로 수익률이 떨어져 저층 단지 위주로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림세 지속하는 재건축 단지6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전달보다 0.12% 떨어지며 2월부터 8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그나마 지난달 13일부터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 공람이 이뤄지고 있는 개포동의 저층 주공단지가 소폭 올라 전체 하락률을 낮춘 것으로 분석된다.
구별로는 시범 화랑 등 여의도 재건축 단지가 몰려 있는 영등포구가 1.05%로 하락률이 가장 높았다. 서초구와 송파구의 재건축 대상 아파트도 각각 0.07% 0.05% 하락했다. 경기권 재건축 단지들도 지난달 평균 0.35% 떨어지며 8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했다.

중층 재건축 아파트들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2월 최고 12억원에 거래된 잠실주공5단지 전용 77㎡는 지난달 최고가가 10억5700만원으로 12% 떨어졌다. 작년 12월 9억6500만원이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93㎡형 14층은 지난달 8억8000만원으로 8.8% 내렸다. 이 단지 거래건수는 지난 8월 21채였으나 9월엔 7채에 그쳤다. 잠실주공5단지도 같은 기간 7채에서 4채로 거래가 감소했다.

대치동 E부동산 관계자는 "지난 8월 말 은마아파트 재건축 설명회가 있었지만 약발이 거의 없다"며 "투자 수요는 고사하고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찾는 사람들도 뜸한 상태"라고 전했다. ◆신축 아파트는 상대적 강세

집들이를 한 지 2~3년된 신축 아파트들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자이 전용 84㎡는 작년 말 11억원에서 올 8월엔 12억원,지난달엔 13억5000만원으로 가격이 뛰었다. 올 들어 22.7%나 오른 셈이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85㎡도 작년 말 13억8000만~14억9000만원이었으나 가장 최근 거래된 지난 8월 물건이 15억7000만원에 값이 매겨졌다. 잠실권 84㎡(30평대)새 아파트도 반등세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주공1단지 재건축인 잠실리센츠 84㎡의 지난달 거래가격은 8억6500만~9억8000만원으로 8월(8억6000만~9억6800만원)보다 올랐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은 "과거 재건축 아파트는 투자 수요는 물론 큰 평형으로 옮기려는 내집 마련 수요도 있었지만 주택시장 침체기인 지금은 5년 안팎을 낡은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불편을 감수하겠다는 수요자가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바로 입주할 수 있고 전셋값이 오름세인 새 아파트를 선호하면서 신축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