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녹색성장 박람회] 시속 120㎞ 전기차ㆍ종이보다 얇은 2차전지…'녹색기술'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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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주관…코엑스서 8일까지
삼성·LG 등 175개 기업 참가…중고생 단체 체험관람객 많아
태양광 휴대폰·지열 에어컨, CO₂절감 '에코마트' 눈길
국내 최대 규모의 녹색산업 종합박람회인 '2010 저탄소 녹색성장 박람회'가 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됐다. 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행사는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공동 주관한다. 개막식에는 이만의 환경부 장관,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양수길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김상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장,김영신 한국소비자원장 등이 참석했다.
코엑스 G홀 전시장에는 175개 업체들이 620개 부스를 차렸다. 행사장 입구에는 개막 한 시간 전부터 전시장을 둘러보려고 몰려든 관람객들로 긴 줄이 형성됐다. 이번 행사 주제는 'ME FIRST 2030 Green Korea'다. 기업과 국민이 '내가 먼저' 녹색산업을 육성하고 녹색생활을 실천해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발생량을 배출 전망치 대비 '30%' 감축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중국 관광객들과 체험학습을 위해 방문한 중 · 고교 단체 관람객도 많았다. 전시 업체들은 경품,이벤트 등 다양한 볼거리로 관람객들을 즐겁게 했다.
◆가전제품 전력 소비량을 한눈에
이번 박람회는 기존 행사와 다르게 소비자들의 '녹색소비'를 유도하는 기술과 제품이 대거 선보였다. 전시업체 가운데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력소비량을 대폭 낮춘 디지털 그린 가전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부스 내에 미래 지능형 전력망(스마트그리드)과 연계한 '홈 에너지관리 시스템(HEMS)' 시연장을 꾸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HEMS는 냉장고 TV 세탁기 에어컨 등 지능형 전력망과 연결된 디지털 가전 제품들의 전력 소비를 원터치로 관리할 수 있는 제어 시스템이다. 현재 사용 중인 가전 제품들의 소비 전력량과 시간별 전기료가 화면에 떠 어떤 가전제품이 미리 설정해 놓은 기준치보다 많은 전력을 사용하는지 한눈에 알려준다. 스마트폰을 통해 에어컨과 냉장고 온도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전기료가 가장 싼 시간대가 되면 자동으로 세탁기가 구동되는 시연도 이뤄졌다.
LG전자는 LG하우시스의 에코(친환경) 벽지와 절전형 가전으로 구성된 '에코 하우스'를 차려놨다. LG전자는 실외기에 태양전지 패널을 달아 태양광 에어컨과 지열에너지를 이용,전기소비량을 30% 줄인 냉난방 하이브리드 에어컨을 전시했다. 태양광 패널을 장착,햇빛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휴대폰도 선보여 관람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첫 공개된 국산 슈퍼 전기차 눈길이날 가장 큰 인기를 끈 전시제품은 국내 수제 슈퍼카(고성능차) 제조업체인 어울림네트웍스가 일반에 첫 공개한 전기 슈퍼카 '스피라 EV'였다.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슈퍼카이자 미드십(엔진을 차체 중앙에 배치한 형태) 스포츠카인 스피라의 전기차 모델이다.
양산형 스피라 EV는 최고 시속 200㎞ 이상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도록 연구개발 중이다. 시속 60㎞로 달리면 200㎞까지 갈 수 있다. 고속주행 시 12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피라EV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전기차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저항을 덜 받는 타이어를 장착한 기존 전기차와 달리 가솔린 스피라의 퍼포먼스 타이어를 그대로 적용했을 정도다.
자동차부품업체 지케이알은 급출발 급제동에 따른 차량 기름 소모량을 표시해 운전자가 자신의 운전습관을 이해하고 기름을 절약할 수 있는 자동차 계기판 '스마트 에코 게이지'를 전시했다. 산업용 충전기를 생산하는 코디에스는 전기자동차 충전시간을 30분 이내로 단축한 급속 충전기를 선보였다. ◆녹색 유통시장을 잡아라
롯데 신세계 등 대형 유통기업 간 녹색 서비스 경쟁도 치열했다. 나란히 대형 부스를 마련한 두 기업은 재활용 포장재 등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전시했다. 롯데는 건설 · 백화점 · 마트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박람회에 참가,'Green Life with LOTTE'라는 주제 아래 각 회사들이 펼치고 있는 녹색경영 활동을 알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1회용 비닐봉투를 대체할 재활용 봉투와 백화점 및 마트에서 판매하는 친환경 인증제품을 선보였다.
신세계는 태양광 옥외 광고판,폐열 회수 설비 등을 적용한 '에코 이마트' 매장을 구현했다. 에너지 사용량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고 20%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점포 운영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녹색소비의 중요성을 알린다는 계획이다.
◆첨단 녹색기술 경연장이번 박람회는 국 · 내외 기업들의 녹색기술 경연장이었다. GS칼텍스는 하반기 본격 양산을 준비하고 있는 박막 2차전지를 공개했다. 종이 두께보다 얇은 박막전지는 반도체 공정 기술인 진공증착 방식으로 얇은 기판 위에 양극재,고체 전해질,음극재를 차례대로 쌓아 만든다. 두께가 0.15㎜에 불과한 데다 액체 전해질을 세라믹 소재의 필름 형태로 고체화,종이처럼 휘어지는 특성을 갖는다. 연료전지와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용 탄소소재,바이오부탄올 등 친환경 제품도 전시했다. 바스프는 외부의 열적외선을 흡수 또는 반사해 단열 성능을 한 단계 높인 슈퍼 단열재 네오포(Neopor)와 초경량 흡음 단열재 바소텍트(Basotect) 등을 선보였다.
2010 한경 녹색성장 박람회는 8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는 없다. 관람시간은 7일 오전 10시~오후 6시,8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