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잔액 연중 최고…상승장 '발목' 잡나

헤지펀드 대규모 투자 영향…전문가 "증시에 부담 없을 것"
현물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대차거래 잔액이 이달 들어 연중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늘어난 공매도 물량이 증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지 관심사다. 전문가들은 최근 대차 잔액 증가는 헤지펀드 등 외국인의 순매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과거와 같은 부담은 없을 것이라는 낙관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차거래 잔액은 지난달 30일 26조7804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나타낸 뒤 이달 들어 26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5일 기준 대차 잔액은 26조2964억원으로 시가총액 대비 2.53%를 차지했다. 대차 잔액은 지난해 비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제한이 풀리면서 꾸준히 늘어나 지난 3월 20조원을 넘어섰다. 대차 잔액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재매수하지 않은 수량을 뜻한다. 통상 공매도(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 하락 때 싼 가격에 사서 갚는 것)에 활용되기 때문에 대차 잔액 증가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공매도가 몰린 종목은 업황 부진 우려가 제기된 삼성전기와 천연고무값 상승 악재를 맞은 한국타이어 등이다.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대차 잔액 증가가 주가에 부담 요인이긴 하지만 최근 같은 상승장에서는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호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상승하면서 다양한 전략을 활용하는 플레이어들의 활동이 증가한 데다 시가총액 규모 자체가 늘었기 때문"이라며 "보통 때와 달리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