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ㆍ스마트 주거 혁명-첨단 시공] 서울시청이 공중에 떠 있다?…옛 건물 허물지 않고 지하개발

공공청사도 스마트 바람
본관 밑 지지파일 136개 설치
'뜬 구조공법' 지하공간 확보
신청사 복합 도서관 짓기로
문화재 등 보존 공사로 각광

1926년 완공된 대표적 근대 건축물인 서울시청 본관 건물이 공중에 떠 있다?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한창 공사 중인 서울 태평로 서울시청 신청사에는 특이한 모양만큼이나 최첨단 기술들이 사용된다. 서울시는 신청사를 한옥의 처마 등 전통 건축물의 곡선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다양한 첨단 기술을 도입해 서울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문화재 보존 위해 '뜬구조공법' 사용

서울의 대표 도서관으로 개조하기 위해 공사 중인 서울시청사 본관동(옛 서울시청 건물)은 문화재로 등록된 건물을 보존하면서 지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건물을 띄워 지하개발을 하는 '뜬구조공법'이 적용됐다. 현재 서울시청사 본관은 지지파일에 의존해 공중에 붕 떠 있는 상태다.

서울시는 청사 부지 후면에 신관을 새로 지으면서 본관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바꾸기로 하고 리모델링 공사를 계획했다. 현재 지상층만으로는 서고 등 각종 부대시설 면적이 부족해 지하층까지 확장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본관 건물은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아 2003년 국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돼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지을 수 없다. 시는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뜬구조공법(USEM:Underground Space Extension Method)'으로 공사를 진행키로 결정했다. 5810t 규모인 본관 건물 밑에 1개가 90여t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지지파일 136개와 70개의 유압잭을 설치해 띄운 상태에서 터파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건물에 주는 충격과 무게의 미세한 변화를 1㎏까지 실시간으로 자동측정하고 있으며,건물이 3㎜ 이상 침하될 때는 컴퓨터에 의한 자동계측에 따라 즉시 복원된다. 뜬구조공법을 적용한 작업이 완료되면 약 23m,4개층 깊이의 지하공간이 확보된다.

이 공법은 기존 건물을 헐고 새 건물을 짓는 것보다 많은 노력과 비용이 소요된다. 하지만 문화재를 보존 · 보강하면서 새롭게 문화재 활용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향후 비슷한 공사에 영향을 미칠 선도적인 사례가 될 전망이다. 본관 건물은 공사가 끝나면 지하 4층~지상 4층 규모의 도서관과 북카페,세미나실 등을 갖춘 복합 도서관으로 탈바꿈한다. ◆전력과 냉 · 난방 모두 재활용 에너지로

서울시 신청사는 자체 전력 수요의 10%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활용하는 녹색빌딩으로 지어진다.

또 냉 · 난방과 급탕은 건물에서 나오는 하수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다. 시청 신청사는 사용 에너지의 11.3%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일반 건축물의 신재생에너지 이용률 5~7%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는 지하 200m에 지열설비를 설치하고 건물 지붕에 태양열 집열설비,자연채광 장치 등을 배치해 신재생에너지를 얻는다.

본관은 지열로 냉 · 난방을 100% 해결하고 형광등을 발광다이오드(LED) 등으로 교체해 태양광발전으로 불을 켜는 등 신재생에너지로 조명과 냉 · 난방 전력을 모두 충당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국내 최초로 열 펌프를 이용해 조경 · 세정 용수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빗물이나 허드렛물의 열원을 냉 · 난방에 다시 활용하도록 했다.

여름철 냉방 비용을 줄이기 위해 값싼 심야 전력으로 얼음을 만들었다가 낮에 그 얼음으로 냉방을 하는 빙축열설비,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소형 열병합발전설비 등도 도입할 예정이다.

이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