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유럽에 유리

[한경속보]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은 EU 국가들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FT는 ‘전망 밝은 협정’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한·EU FTA는 보호주의가 강화되고 다자 무역협정 협상이 교착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체결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신문은 또 3년 안에 유럽 상품에 대한 관세의 96%를,한국 상품에 대한 관세의 99%를 제거,유럽기업들에 190억달러,한국 기업들에 130억달러의 가치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유럽의회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유럽 자동차 업계가 이번 협정 체결로 유럽시장에서 한국차 홍수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초조해하고 있으나,유럽 운전자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일이라고 FT는 평가했다.이어 “이탈리아 자동차 업체들에 위협이 될 수 있지만 한국산 자동차 급증 현상이 현실화될 경우 긴급 관세를 부과하는 조항은 이러한 우려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세계 생산의 약 25%를 차지하는 경제를 가진 EU는 자유무역을 촉진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 며 “유사한 협상이 말레이시아와 인도,싱가포르,베트남 등과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한·EU FTA가 의미가 있다”고 풀이했다.

FT는 “유럽의회가 EU 집행위원회보다 보호주의 성향이 강하고 보호주의를 관철시키려는 브뤼셀 로비스트들의 영향에 더 취약하다는 일반적인 견해가 있다” 며 “한·EU FTA 비준은 이러한 편견을 일축할 수 있는 훌륭한 첫 움직임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이 EU와 FTA을 체결하자 일본이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세계화 흐름에서 뒤처질 수 있다” 며 “국경이라는 울타리가 낮아지는 시대에 일본이 쇄국과 같은 상황에 부닥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일본에서는 대안으로 미국과의 FTA 체결을 서두르자는 주장과 환태평양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지향하는 범태평양파트너십(TPP) 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마에하라 세이지 외무상은 이날 낮 도쿄 시내에서 열린 미·일 재계 인사 회의에서 “지역의 경제 통합에 중요한 틀이 될 수 있다”며 TPP 교섭에 참여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