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TV 증권고수에게 듣는다] "연못 속 고래 들어와 유동성 장세 지속"

이강해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부장

외국인 충분히 수익내야 떠나…기관 펀드자금ㆍ개인도 참여
아직 고점징후 찾기 힘들어 조정 오면 저가매수 기회로
지주사 여전히 상승 모멘텀…은행ㆍ증권ㆍ건설株도 유망

"연못(한국증시) 속으로 고래(외국인)가 들어왔습니다. 지금은 강력한 유동성 장세입니다. "

이강해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부장(38 · 사진)은 "코스피지수가 한달 보름 만에 200포인트 가까이 올라 언제든 조정이 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상승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정이 있더라도 추세가 무너지진 않을 것인 만큼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이 부장은 2000년 한국경제TV 전문가 방송에 출연한 후 11년째 활약하고 있는 초창기 멤버 중 한 사람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남아있던 지난해 초 정보기술(IT)과 자동차,신사업 관련주의 상승을 전망한 후 지난 7월에는 지주회사의 부상을 예견,주도주를 적중시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지수가 1900선 위에 있던 2007년과 달리 지금은 세계적인 양적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기초로 내년에는 2300~2500선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부장은 '연못 속 고래'라는 비유로 향후 시장 흐름을 설명했다. 이 부장은 "고래는 연못 속의 물고기를 잡아먹고 난 후 홍수가 나 물이 넘칠 때가 돼야 연못 밖으로 뛰쳐나갈 것"이라며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충분히 수익을 내고 나서 떠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난 9월 이후 6조6000억원 이상 사들인 외국인은 적어도 사상 최고치(2085포인트)를 뛰어 넘기 전까지는 매도 기조로 돌아서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상으로도 외국인에 이어 기관이 펀드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매수에 가담하고,개인도 증시로 뛰어드는 흐름이 반복될 것으로 보여 아직은 고점 징후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이 부장은 '3박자 5원소'라는 자신만의 투자기법을 갖고 있다. 그는 "시세 흐름을 미리 포착해 한발 앞서 주식을 사야 수익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3박자는 △바닥권에서 △중장기 호재(모멘텀)를 지닌 △저평가된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의미다. 5원소는 '꿈끼끈꼴깡'이란 말로 설명했다.

이 부장은 "'꿈'이 있는 주식이 많이 오른다"며 "꿈은 성장성"이라고 말했다. '끼'는 과거 급등한 경험이 있는 종목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에서 소외된 채 시세를 분출한 적이 없는 종목은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끈'은 수급이 뒷받침되는 주식,'꼴'은 차트상 모양이 좋은 주식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깡'은 확신을 갖고 베팅을 할지 아니면 매도할지 투자자의 과감한 판단을 뜻한다. 3박자가 성공 투자를 위한 기본 전략이라면 5원소는 구체적인 전술인 셈이다.

이 부장은 향후 주도주로 지주사 은행 증권 건설 등 유동성 수혜주를 꼽았다. 그는 "지주사들은 엘리어트 파동이론상 1차 상승 후 조정을 보이고 있거나 여전히 1차 상승국면에 있다"며 "하지만 큰 주가 흐름에서 보면 상승 초기"라고 강조했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에 따르면 주가 흐름은 상승5파와 하락3파 등 총 8개 파동으로 진행된다. 지주사는 여전히 상승 모멘텀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 부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 지주사들은 각자 보유한 우량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내년부터 본격 적용되는 국제회계기준(IFRS)도 지주사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이 부장은 투자자들이 조심해야 할 점도 몇가지 소개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어떤 종목이 좋다고 추천할 땐 이미 그 주식이 한 차례 큰 폭으로 오른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실적 개선에 비해 이미 크게 올랐는지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문이나 방송을 통해 '자문사 7공주' 등과 같이 특정한 용어를 쓰면서 회자될 때는 이미 그 주식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어서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부장은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행태를 보면 초기에는 우량주만을 대상으로 매매하지만 자신감이 조금 붙은 후에는 주변 얘기에 혹해 정보를 따라 매매를 하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자주 주식을 사고 파는 단타매매나 전문가의 도움없이 혼자 매매하는 건 가급적 피하는게 낫다"고 조언했다. 주식 관련 전문서적을 통해 지식을 쌓거나 투자자들이 인정하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