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워치] 자유노조 30년…폴란드는 지금 "LG전자 덕분에"…실업률 30%서 10%로

LG TV공장 들어선 므와바
대학에 전자학과까지 신설
수도 바르샤바에서 서북쪽으로 130㎞가량 떨어진 폴란드의 소도시 므와바는 'LG도시'로 불린다. 1990년대 중반까지 실업률이 30%가 넘던 이곳은 1999년 LG전자 TV공장(사진)이 들어서면서 폴란드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부러워하는 기업도시로 탈바꿈했다.

LG전자 므와바공장은 브로츠와프에 있는 또 다른 LG전자 공장과 함께 폴란드 정부가 국가경제 발전 전략으로 삼고 있는 해외기업 투자유치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LG전자는 이곳에서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과 액정표시장치(LCD) TV를 생산해 유럽 17개국으로 수출한다. 인구 3만5000명의 소도시에 LG전자 직원만 2600명(공장 내 외주직원 포함).동양과 쌍금 화인알텍 에이치아이티 등 4개 협력업체도 동반 진출했다. LG전자 므와바공장은 법인장을 포함해 8명의 본사 파견직원을 빼면 모두 현지인이다. 슬라보미르 코발레브스키 므와바시장은 "LG전자가 일자리를 만들어 줘서 매우 감사하다"며 "LG전자 덕분에 시의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비가 2000년 230만유로에서 올해 80만유로로 대폭 줄었다"고 말했다. 실업률도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장희 LG전자 므와바 법인장은 "간접효과까지 합칠 경우 사실상 므와바시 경제에서 LG전자와 연관된 부분은 90%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정부와 므와바시는 LG전자 공장 유치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폴란드 정부는 각종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경제특별구역에 므와바시를 포함시켰다. 므와바시는 LG전자를 위해 공장 한가운데를 지나는 도로를 LG전자가 매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고 지금은 고속도로에서 시내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LG전자 공장으로 연결되는 도로를 건설 중이다. 므와바시는 LG전자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해 므와바시에 있는 대학에 전자학과까지 신설했다.

이 법인장은 폴란드 진출의 장점으로 인적자원의 질이 높은 점을 꼽았다. 그는 "폴란드인들은 손끝기술이 매우 뛰어나고 승부욕이 강하다"고 말했다. 공산주의 체제 하에 있던 영향 때문에 전반적으로 결근율이 높은 편이지만 LG전자는 라인별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다른 회사에선 10%가 넘는 결근율이 LG전자 므와바공장에선 0.7~0.8%에 불과하다. 이 법인장은 "시간당 임금이 3달러로 아직까지는 체코 등 인근 동유럽 국가들(시간당 10달러)에 비해 저렴한 것도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폴란드에는 LG전자뿐 아니라 삼성전자 SK유로켐 휴맥스 유신정밀공업과 같은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다. 이태식 바르샤바 KOTRA 코리아비즈니스센터장은 "최근 폴란드 남부도시 카토비체엔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다"며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폴란드에서 부품을 생산해 가까운 체코의 현대자동차와 슬로바키아의 기아자동차에 납품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對)폴란드 직접투자액은 6월 말 현재 누계로 12억3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대한 투자 가운데 6위를 차지한다. 모니카 스웜카 폴란드 투자청 해외투자유치담당 부장은 "명단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현재 투자청과 구체적인 투자 방안을 논의 중인 한국 기업이 7곳 정도 된다"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