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하고 BMW 받은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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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 2R 유종구 홀인원"홀인원을 하려면 나처럼…."
노승열 단독 1위…앤서니 김 탈락
프로데뷔 19년째인 '중견' 유종구(46 · 토마토저축은행)가 코오롱 제53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우승상금 3억원)에서 꼴찌로 탈락했지만 챔피언 부럽지 않은 홀인원을 했다. 대회 2라운드가 열린 8일 천안 우정힐스CC(파71) 13번홀.이곳은 그린 사방이 워터해저드인 '아일랜드' 형태의 파3홀로 거리는 221야드(약 202m)다. 바람이 수시로 불어 만만치 않은 홀이다. 일본의 '간판' 이시카와 료가 티샷을 물에 빠뜨렸던 지난해 이 홀의 평균타수는 3.381타로 18개홀 중 세 번째로 어려웠다.
유종구가 이날 하이브리드 클럽(타이틀리스트 909H,로프트 17도)으로 티샷한 볼은 그린에 떨어진 후 그림처럼 홀로 사라졌다. 한국오픈이 우정힐스CC에서 열린 2003년 이래 이 홀에서 홀인원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유종구는 이 홀인원으로 BMW750Li 승용차(1억8000만원 상당)를 부상으로 받았다. 비록 커트탈락했으나 이 대회에서 2위(상금 9800만원)에 오른 것보다 더 실속을 차린 것.유종구는 프로통산 단 1승(2005년 반도보라CC 투어챔피언십)을 거뒀다. 이번 홀인원의 값어치는 당시 우승상금(7000만원)의 2.5배에 달한다. 유종구는 첫날 84타를 기록한 데 이어 둘째날에는 홀인원에도 불구하고 76타를 쳤다. 2라운드 합계 18오버파 160타로 출전선수 134명 중 최하위권이다. 물론 3,4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커트탈락한 약 60명의 선수 가운데 '표정 관리'를 해야 하는 유일한 선수가 됐다. 통산 세 번째 홀인원이라고 한다.
주최 측은 이 홀에서 홀인원이 나오면 최종일 추첨으로 갤러리들에게도 BMW120D(4380만원 상당)를 주기로 했다. 최종라운드가 열리는 10일에는 외제차의 '행운'을 잡기 위해 많은 갤러리가 몰려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ADT캡스챔피언십에서도 4위(상금 1500만원)를 차지한 배경은이 지정홀에서 홀인원하며 BMW750Li 승용차를 받았다. 당시 챔피언 서희경의 우승상금은 6000만원이었다. 배경은은 홀인원 하나로 챔피언보다 세 배 이상 되는 실속을 차렸다. 지난달 한국프로골프 메리츠솔모로오픈에서는 간발의 차이로 희비가 갈렸다. 강경남이 18번홀(171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부상으로 걸린 파사트 승용차(4530만원 상당)를 차지했다. 바로 뒤에서 플레이하던 정성한도 15분 후 홀인원을 했지만,박수를 받는 데 만족해야 했다.
노승열(19 · 타이틀리스트)은 이틀 연속 4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8언더파 134타(67 · 67)로 단독 1위에 나섰다. 2위 강성훈(23 · 신한금융그룹)과는 3타차다.
대회 3연패를 노리는 배상문(24 · 키움증권)과 상금랭킹 1위 김대현(22 · 하이트)은 이븐파 142타를 기록했다. 세계랭킹 18위 앤서니 김(25 · 나이키골프)은 합계 13오버파 155타(76 · 79)로 탈락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