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인에게 묻는다-금융] "달러 분할 매수 뒤 환율 급등할 때마다 이익 실현 나서라"

어떤 투자전략이 좋을까
'달러화를 분할 매수하고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라.'

한국경제신문 창간 46주년 기념 재테크 설문조사에 응한 국내 은행,증권사 등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시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투자 전략을 이같이 소개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최근 원 · 달러 환율이 떨어지는 데 대해 "유럽 재정위기 등 무시할 수 없는 악재들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다"며 "이 같은 이슈가 돌출될 때마다 일시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치솟는 경우가 심심찮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평소 적립식으로 꾸준히 달러화를 매입하다가 달러화 가치가 급등할 때 이익을 실현하는 방식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태원 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도 "미국이 양적 확대(돈을 새로 찍어 시중에 공급하는 정책)에 나서면서 글로벌 약달러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전망"이라며 "해외에 자녀를 둔 부모나 국외 부동산을 취득하려는 투자자의 경우 송금시기를 늦추거나 환율 하락 시마다 분할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이 당분간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권태혁 우리은행투체어스잠실센터 팀장은 "내년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1년 이내 단기로 굴릴 자금이라도 지금 상황이라면 국내 주식형 펀드 등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재테크팀장도 "앞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가 가장 유망한 재테크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PB들은 위험 회피 성향을 지닌 투자자라면 주가연동예금(ELD)나 주가연계펀드(ELF)와 같은 복합 금융상품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성진 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은 "세금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미 예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라며 "원금손실이 없고 주가 상승에 따라 높은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는 ELD나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창훈 SK증권 해운대지점장도 "주식시장이 나쁘지 않지만 절대적인 주가 수준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며 "스텝다운형 ELS나 ELF가 올 연말까지 가장 유망한 금융상품일 것"이라고 추천했다.

1년 이내 단기로 운용할 만한 투자처로 해외채권을 제시하는 PB들도 적지 않았다. 배종우 하나은행 청담동 골드클럽 팀장은 "미국달러 대비 강세가 예상되는 국가의 국 · 공채에 투자하는 글로벌채권형 펀드는 자본이득에 환 차익까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괜찮은 재테크 수단"이라고 말했다. 강주현 씨티은행 명동부지점장도 "미국 하이일드 채권이나 이머징 마켓의 국공채에 투자하면 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