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 5년 만에 2배…10조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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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硏, 저금리정책 영향글로벌 유동성이 최근 5년간 두 배 늘어 10조달러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0일 '글로벌 유동성 급증의 영향과 시사점'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본원통화와 전 세계 외환보유액을 합한 글로벌 유동성이 올해 2분기 말 10조4845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2005년 말 5조2590억달러에 비해 99.4% 늘어난 것이다.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금융완화 정책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2007년 말 기준 미 FRB의 본원통화는 8300억달러였지만 지난해 말 2조달러로 늘어났다. 글로벌 불균형의 여파로 차이나머니와 오일머니가 급증하면서 이 자금이 해외투자에 활용돼 글로벌 유동성이 팽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단기 조달금리가 하락하고 채권 발행이 호조를 보이자 금리차를 노려 금리가 낮은 국가에서 돈을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늘어난 것도 글로벌 유동성 증가의 배경으로 꼽았다.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을 미 FRB의 본원통화와 세계 주요국의 미국 채권 보유를 기준으로 정의했을 때는 2005년 2조8270억달러에서 올 2분기 말 6조달러로 112.5% 증가했다고 진단했다.
조호정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넘치는 글로벌 유동성이 경기가 좋은 신흥국으로 몰리면서 이들 국가의 환율 하락을 가속화하고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시장에서 거품을 만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의 급격한 유출입을 제어할 수 있도록 국제 금융규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