愚問愚答에 주요 증인은 내빼고…준비 안된 '불량 국감'

지난주 시작된 국정감사에선 의원들의 날카로운 창과 정부 측의 두터운 방패 간 대결을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부실하게 준비된 질의 · 답변과 증인들의 잇단 불참으로 맥빠진 분위기였다.

특히 불성실한 답변으로 의원들에게 '혼쭐'이 난 기관장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6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영화진흥위원회 국감장에선 위원장인 정병국 의원(한나라당)이 국감 시작 50여분 만에 조희문 영진위원장에게 불호령을 내렸다. 영진위가 제출한 '인사말씀' 자료의 표지에 '2010년 6월21일 제219회 임시국회'라고 인쇄돼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는 이례적으로 국감을 두 번 받게 됐다. 민주평통이 한 자료에 중국이 북한의 체제 유지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오히려 중국의 국익을 위협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게 여야 간 논란이 됐기 때문이다.

유력 증인들의 대거 불참도 되풀이됐다. 교과위의 8일 서울시교육청 국감에선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시교육청 행사 참석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다른 상임위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우문우답(愚問愚答)도 있었다. 조선왕조실록은 2006년 9월 국보 제151호로 지정됐지만 최종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문화재청 국감에서 이건무 청장에게 "조선왕조실록이 국보로 지정되기는 했느냐"고 물었고,청장은 국보로 지정된 사실을 모른 채 "진행 중"이라고 답해 실소를 자아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