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표준의 날] 소외계층 껴안는 '생활 속 표준' 정책 추진

기고-허경 기술표준원장
인류의 역사를 보면 효과가 강력한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는 종종 강력한 저항을 불러오기도 했다. 내연기관이 자동차에 적용됐을 때 말이 끄는 경마차 옹호론자에게,모든 사람의 손에 전화기를 들게 하겠다는 이동통신사의 계획은 유선통신사에 비웃음거리가 됐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은 사회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새로운 시대를 여는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표준은 개발자,생산자,서비스이용자 등 모든 이해당사자가 소통하고 화합해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므로,이 표준시스템으로 사회 전반에 공통된 규범을 제공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지난 9월 제정된 사회적 책임에 관한 ISO 26000은 기업,소비자,지역사회 등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조직이 참여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강조한 첫 국제표준으로 이해 관계자 존중,법률 준수,의사결정과 활동의 투명성,윤리에 근거한 행동 원칙 등을 규정하도록 했다. ISO, IEC, ITU 등 3대 국제표준화기구는 2010년 '세계표준의 날'을 맞아 '모두에게 열린세상을 만드는 표준'이라는 메시지를 발표하면서 상대적으로 약하고,소외된 계층에게도 따뜻한 사회를 만들자는 강한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산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공급자 위주의 표준개발 정책을 추진해 왔으나,앞으로는 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표준을 만들어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미래사회 대비하고자 다양한 '수요자 친화적인 표준정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모든 국민을 배려하고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전국호환 교통카드,휴대폰 · 모바일 정보기기의 문자입력방식의 표준,고령자 · 장애인용 생활제품의 표준화 등 50여 과제를 우선 추진하고 있다. 또한,표준이용자가 보다 쉽게 표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개의 단위 표준을 분야별로 모듈화하고 시스템화해 나가는 한편,기업이 제품 설계단계부터 표준과 부합여부를 점검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과 앱스토어 개념의 해외기술규제(TBT) 대응포털을 도입하는 등 부가가치가 높은 표준 활용서비스를 제공해 국민이나 기업 모두에 접근가능하고 열린 표준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세계표준의 날을 맞아 표준이 국민과 기업,서비스 제공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공통의 규범을 제공하여 공정한 사회,따뜻한 사회를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킬러 앱'이 되기 위해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