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오른다' vs '동결'…채권-증권 전문가들 금리 전망 '대치'

11일 국내 증시는 지난 주말 뉴욕 증시의 상승 소식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9거래일째 순매수세를 이어가며 증시를 이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의 핵심이 외국인으로부터 나오는 유동성, 즉 '돈'이라는 데 목소리를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의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준금리의 인상여부가 이번주 증시의 초점이라고 판단했다.시장에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4일 열리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채권전문가 167명 중 61.1%가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이는 전달의 52%보다 9.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조사기간은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였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금리인상보다는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최근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원·달러 환율은 금융투자협회의 조사기간인 지난달 30일 1140원대에서 현재 1110원대로 가파르게 하락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도사리고 있고, 일본에 이어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도 기대되는 상황에서 한국만 시장에서 돈을 거둬들이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기에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환율의 압박이 크다는 분석이다. 기준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외국의 자본유입이 늘어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도 "기준금리 인상 전망의 근거인 물가 상승은 금리라는 수단으로 쉽게 잡히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또 기준금리 인상은 최근 환율 하락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의 또다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에는 중립적인 이슈라는 분석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투자분석팀장은 "현재 시장을 움직이는 주체인 외국인의 관심은 한국의 정책금리 결정이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의 정책"이라며 "기준금리가 동결된다고 해서 외국자본 유입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예상이 기준금리 인상 쪽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실망매물이 나올 수는 있으나, 이는 국내 투자자들에게만 민감한 이슈라는 것이다.

이 팀장은 "기준금리가 인상되도 외국인 자본의 유입이 가속화될 수 있어, 시장에는 나쁘지 않은 결정"이라며 "외국인의 태도가 이번 금리결정으로 크게 변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