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해보험, 신품종 개발… 정부,'기후변화적응대책' 내놔

[한경속보]지난달 태풍 곤파스가 한반도를 빠르게 지나가며 뿌린 집중호우와 강풍으로 5명이 사망하고 168만1000여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강풍에 쓰러진 나무는 집과 자동차를 덥쳐 피해를 본 이들이 속출했다.앞서 지난 8월 은평구에 불과 1시간 동안 94㎜에 달하는 집중 호우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기도 했다.이처럼 최근 들어 강수일은 줄었지만 강수량이 늘어나면서 강수 집중도가 커졌다.1980년대 후반부터 여름철 호우재해 발생빈도가 8.8회 이상으로 1940~19790년대의의 5.3회보다 크게 늘었다.특히 태풍·게릴라성 집중호우로 피해액이 10년마다 3.2배씩 증가 추세다.환경부에 따르면 최대 일 강수량은 1990년 대비 2000년대에 59.4㎜ 늘어났고 2080년에는 홍수피해액이 2000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이같은 풍수피해로 인해 재산에 큰 피해를 입거나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풍수해 보험’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풍수해 보험은 태풍,홍수,호우,해일,강풍,대설 등을 대비하기 위한 선진국형 재난관리제다.정부가 지원하는 정책보험으로 보험료의 일부를 국가와 지자체에서 57~64%까지 보조해줄 방침이다.환경부 관계자는 “2005년의 허리케인인 카트리나와 대만에 불어닥친 모라꼿 등 기후변화에 따라 세계적으로 호우발생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며 “태풍과 허리케인 세기가 점차 강해지고 대지진 등에 따라 대규모 재해 빈발해지면서 풍수해 보험을 도입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정부는 풍수해 보험과 같이 이상 저온과 폭염,집중호우 등 한반도의 기후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이 마련할 계획이다.이는 환경부가 11일 국토해양부,보건복지가족부,농림수산식품부 등 13개 부처와 함께 만든 ‘국가 기후변화 적응대책(2011∼2015년)’에 큰 그림이 담겨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대책은 △건강 △재난ㆍ재해 △농업 △물관리 △산림 △해양ㆍ수산업 △생태계 등 ‘부문별 적응대책’(7개)과 △기후변화감시 및 예측 △적응산업ㆍ에너지 △교육ㆍ홍보 및 국제협력 등 ‘적응기반 대책’(3개)으로 구성돼 있다.

부문별 적응대책은 기후변화로 잦아질 폭염과 홍수,가뭄,병충해,해안침식,전염병 발생 등으로 예상되는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온난화를 이용해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거나 기후변화에 적응력이 높은 신품종 개발,생태관광 등 소득ㆍ고용 창출의 기회를 마련하려는 대책 등도 포함됐다.이밖에 적응기반 대책에는 기후변화 감시와 예측 수준의 향상,국제협력 활성화 방안 등이 담겼다.각 부처는 이번에 발표된 적응대책을 바탕으로 세부계획을 올해 말까지, 지자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수립해 시행할 계획이다.환경부 관계자는 “2050년까지 기온이 2도만 올라도 전 세계 20억명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생물종의 20∼30%가 멸종위기에 처한다는 전망이 있다”며 “우리나라도 폭설,이상저온,폭염 등 이상기후의 영향을 받는 만큼 대응책을 만들어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