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기업경제협회 설문 “내년 경제 둔화 지속될 것”

[한경속보]미국 경제는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약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정부와 소비자들이 부채 상환을 위해 지출을 줄이면서 경기 전반이 활력을 잃게 된다는 분석이다.

12일 AP통신에 따르면 전미기업경제학협회(NABE)는 미국 경제학자 46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내년도 미국 경제가 2.6% 정도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고 밝혔다.최근 설문 결과인 지난 5월의 3.2%보다 낮아진 수치다.설문 참여 패널들은 올해 경제성장률 역시 2.6%로 낮게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실업률과 관련,내년도에도 일자리 수가 늘어나긴 하겠지만 현재 9.6%인 실업률을 9.2% 이하로 낮추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내년도 상반기까지 고용증가분이 매월 15만명에 그치는 등 신규 취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이유에서다.취업 부진은 하반기에 들어 약간 풀려 월간 고용 수준이 17만5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미국은 월 최소 12만5000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져야 인구 증가율에 따른 경제성장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또 정부 부채가 크게 줄어들거나,물가가 크게 오를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전망했다.정부 부채는 많아야 1000억달러~1조2000억달러 정도만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리처드 웝킨드 NABE회장은 “지난 여름의 성장 둔화가 부의 감소를 가져왔으며,이는 가계와 정부의 부채를 줄여주지 못해 결국 경제활동 촉진 동력을 위축시켰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을 1.5~2% 선으로 예상,2분기의 경기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미국은 지난 2분기 1.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3.7%였던 1분기보다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늘어난 이익을 바탕으로 설비투자와 소프트웨어 구매를 늘릴 것으로 예측됐다.제조업 분야는 미국 경제의 근간인 만큼 경기회복을 위한 성장동력이 식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NABE의 이번 경기예측 설문에는 기업체와 정부기관,은행 및 민간경제연구소 등에 소속된 실물 경제학자 46명이 참여했다.이들은 최근 몇달 간 발표된 실업 및 제조업 지수,고용 동향,주택가격 지수 등 다양한 경기지표를 토대로 전망치를 내놓았다. 설문은 1년에 4번 실시된다.NABE의 설문 조사 결과는 미국 실물경제의 흐름을 짚어볼 수 있는 유용한 분석자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