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싼 곳으로"…파주ㆍ남양주 빈집 불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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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밀린 세입자, 택지지구로올 7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파주 교하신도시 11블록의 동문굿모닝힐 아파트.입주 4개월째인 이 아파트 입주율은 96%에 이른다. 624채 중 601채의 입주가 끝났다. 김시환 동문건설 전무는 "기존 집이 팔리지 않거나 잔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만 제외하고는 모두 집들이를 했다"며 "하반기 '입주 폭탄' 때문에 불이 꺼진 단지가 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입주가 수월하게 마무리되고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ㆍ교하 등 입주율 90% 달해
전셋값 오르고 매매가 하락 주춤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 새로 지은 아파트 단지가 불을 밝히고 있다. 준공 후 미입주 공포에 시달리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전셋값 상승으로 서울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신도시로 몰리며 분양받은 이들이 전세를 놓아 잔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파주 교하 입주율 80~90%대교하신도시에선 대부분 단지가 입주율 90%를 넘었다. 2007년 말 동시분양으로 7100여채가 공급된 교하신도시는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했지만 가격하락 등의 우려로 입주자들이 집들이를 꺼렸다. 그러나 이달 들어 삼부토건,동양메이저 · 월드건설,남양건설,두산중공업 등 대부분 건설사들의 입주율이 80~96%까지 높아졌다.
두산위브 인근의 토마토공인 관계자는 "서울 은평구와 일산 등의 세입자들이 전세난을 피해 교하지구를 찾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집을 못 팔아 잔금을 치르지 못한 집주인들이 내놓은 전세물건을 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85㎡형 전셋값은 9500만~1억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부동산써브교하공인 관계자는 "8월부터 입주 중인 남양휴튼 101㎡형 전셋값이 한 달 새 2000만~3000만 오른 1억2000만원"이라며 "매매가가 오르지는 않지만 빈집이 사라지면서 신도시도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 진접 등도 90% 도달올해 초부터 집들이에 나선 남양휴튼 신안인스빌 금강펜테리움 등 남양주 진접지구내 아파트도 입주율이 90%대를 나타내고 있다. 진접지구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 당시 약속했던 86번 국도 개통이 지연되고 있다며 남양주시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입주 연기를 요구하는 소송까지 내 입주 지연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전셋집이 없어서 못 들어갈 정도다. 진접지구 내 모아공인 관계자는 "올초 1억원 미만이던 전셋값이 5월에 1억원대로 올라섰고 최근엔 1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다"며 "물건은 귀한데 수요가 꾸준해 전세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양주 고읍지구에선 입주 지정기간 내 입주율이 90%에 육박하는 아파트 단지도 나왔다. 한양이 고읍지구 10블록에 지은 수자인(673채)은 지구 내 마지막 입주하는 단지로 입주 지정기간인 8,9월 두 달간 88%의 입주율을 기록했다.
이호연 부동산114 분양팀장은 "전세난 영향으로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된 아파트나 학교 공원 편의시설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택지지구 내 아파트의 입주가 잘되고 있다"며 "잔금이 들어오면서 일부 건설사들의 자금난에도 숨통이 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