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빚더미 하남도시개발공사, 4년 만에 부채 모두 갚은 비결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의 부채가 심각한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한 지방 공기업이 507%였던 부채비율을 4년 만에 8%로 낮춰 관심을 끌고 있다.

12일 행정안전부와 하남시에 따르면 하남시도시개발공사의 9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8.08%로 나타났다. 전국 16개 지방자치단체 도시개발공사 중 최저로 SH공사의 505%(작년 말 기준)와는 크게 차이난다. 금융 부채는 전혀 없다. 납부할 법인세 등이 반영돼 8% 정도가 부채비율로 장부상에만 적혀 있는 사실상 무차입 경영이다. 보유한 현금자산은 677억원으로 작년 전체 매출 603억원보다 많다.

하남시도시개발공사는 2006년만 해도 다른 지자체 개발공사들처럼 빚더미에 놓여 있었다. 부채가 300억원을 넘었다.

하남시도시개발공사가 단기간에 부채를 갚은 비결은 새로운 개념의 개발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100% 분양을 마친 아파트형 공장 개발사업이다. 2만7017㎡의 땅에 연면적 19만7983㎡에 이르는 아파트형 공장을 지으면서 하남시도시개발공사는 1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자금은 재무적 투자자로부터 걷었다. 기존 건설사들이 주도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 대신 실제 수익이 있어야만 투자하는 재무적 투자자가 주도하는 공모형 PF 사업을 도입한 것이다. 땅도 싼 값에 팔았다. 아파트형 공장의 사업성이 높아지자 미래에셋 산업은행 교원공제회 등이 1650억원을 투자했다.
공사는 경쟁입찰로 진행해 공사비를 3.3㎡당 180만원으로 낮췄다. 사업 검토 당시보다 25%(60만원) 낮은 가격이다. 사업비는 360억원 줄었고 분양가는 3.3㎡당 400만원으로 싸졌다. 서울 성수동 아파트형 공장(3.3㎡당 900만~1000만원)의 절반을 밑돈다. 분양 시작 1년 만에 369개 업체가 모두 분양을 받아갔다.

아파트형 공장 분양 성공으로 부채를 모두 갚았다. 작년에 자본 출자한 하남시에 200억원을 배당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