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사태'로 3년간 공백…작년 4월에야 임상연구 승인

국내 줄기세포연구 어디까지

차바이오앤디오스텍, 망막질환 치료제 개발 중
황우석팀도 권토중래 노려
황우석 박사 논문 조작 사건으로 2006년 3월 이후 3년간 중단된 국내 인간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지난해 4월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이 3년여 만에 임상 연구 승인을 받은 것을 계기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미국 ACT와 공동 설립한 SCRMI를 통해 스타카르트병,노인성 황반변성증 등 두 가지 망막질환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예정대로 유전성 망막질환인 스타카르트병 치료제가 한 · 미 양국에서 시판 승인을 얻을 경우 미국에서는 두 번째,한국에서는 첫 번째 배아줄기세포 치료제 신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차바이오앤 측은 같은 배아줄기세포주를 이용한 노인성 황반변성증 치료제 신약후보도 내년 중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또 배아줄기세포 하나로 1억개의 혈액세포를 만든 다음 이를 20배로 배양 · 증식시켜 다량의 인공혈액을 만드는 공법을 ACT와 공동 개발 중이다. 이르면 내년에 동물 대상 전(前)임상시험에 들어간다. 현재 연간 세계 혈액시장은 47억달러 규모로 매년 20% 정도 고성장하고 있다.

제주대 학내벤처인 미래생명공학연구소는 지난해 말 국내 두 번째로 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임상연구 계획서를 제출했으나 연구용 난자 채취 등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아직까지 보건당국의 승인을 얻지 못하고 있다. 권토중래를 노리는 황 박사의 수암생명공학연구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박세필 미래생명공학연구소 교수는 현재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신경 등을 분화하는 연구와 역분화 만능줄기세포(피부 등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줄기세포 추출) 관련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박 교수는 내달이면 일본에서 이뤄진 역분화 줄기세포 연구보다 수율이 9배나 높고 다양한 조직으로 분화됨을 입증한 연구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 밖에 에프씨비파미셀,메디포스트,알앤엘바이오 등이 각각 골수,제대혈,지방세포에서 뽑은 뇌경색,관절염,백혈병 치료제 등을 비롯해 총 16종의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신약에 대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