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硏 "외환보유액 더 늘려야"

단기외채 비중 높아 아직 불충분
해외 충격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막기 위해선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12일 '위기 전후 해외 금융시장 변화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비교' 보고서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기간 중 해외 금융시장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평상시보다 훨씬 컸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2007년 7월부터 2008년 10월까지 금융위기 기간에 미국 주가가 1% 하락하면 국내 주가는 2.03% 하락했는데 이는 위기 이전 1.81% 하락보다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또 미국 주가가 위기 이전에 1% 하락했을 때 원 · 달러 환율은 0.61% 상승했지만 위기 중에는 3.06% 상승했다. 연구원은 위기 이전에는 외국인이 신흥국 투자 때 분산투자를 하지만 위기가 발생하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자금 회수가 용이한 한국 시장에서 먼저 자금을 꺼내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외환보유액과 단기외채를 비교할 경우 한국은 그 비중이 2008년 6월 말 68.1%로 인도네시아(37.2%) 브라질(20.7%) 말레이시아(31.2%) 멕시코(28.6%) 등 다른 신흥국보다 높았다는 점도 요인으로 지적됐다. 단기외채가 많고 외환보유액이 적어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충격으로 인한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막기 위해선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쌓고 국내 금융회사의 외환 유동성 및 건전성을 적절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