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값 2년만에 최고…'곡물파동' 또 오나

美 재고량 15년來 최저
원당ㆍ콩ㆍ면화도 동반 상승
옥수수 가격이 2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주요 국제 농산물 값이 급등하고 있다. 두부와 콩기름 등의 원료인 대두가격은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으며,면화는 15년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국제 농산물 가격 급등은 이상기후로 인한 수확량 감소에다 투기성 펀드자금이 대거 유입된 데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이 자국의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 달러를 계속 풀기로 하면서 최근 농산물 가격 상승속도가 빨라졌다. 세계적인 원자재 파동을 빚었던 2008년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당 제분 사료 등과 관련된 국내 식품업체들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비상이 걸렸다. 연말이나 내년 초 국내 밀가루 및 설탕 등의 가격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급등하는 곡물 시세

11일(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옥수수 가격은 부셸당 555.75센트로 전날보다 5.2% 급등했다. 1주일간 17.8% 상승한 것으로,2008년 9월25일(558.25센트) 이후 최고치다. 미국 농무부가 올해 옥수수 공급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 농무부가 지난주 "미국의 옥수수 재고량이 1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미국의 옥수수 생산량은 전 세계 수요의 40%가량을 충당하고 있다. 옥수수는 동물 사료 등으로 많이 쓰이고 있어 육류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두 가격도 급등세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대두 가격은 부셸당 1152.5센트로 1.5% 상승,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1주일간 상승률은 9.3%,한 달간 상승률은 11.7%였다.

곡물 가격이 폭등하는 것은 이상기후로 세계 각국의 농작물 수확량이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여름 폭염과 가뭄을 겪었고,밀과 보리의 주요 수출국인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흑해연안 국가들은 가뭄과 산불 등으로 수출을 제한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주요 옥수수 수출국인 미국의 작황 전망이 악화되면서 2007~2008년의 글로벌 식량파동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당 가격 1주일 새 15% 올라

원당 가격은 1주일 새 15.6% 상승하며 약 8개월 만에 최고가격을 기록했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 국제선거래소(NYBOT-ICE)에서 내년 3월 인도분 원당 가격은 파운드당 26.59센트로 전날보다 1.0% 상승했다. 국제 원당가격은 한 달간 22.4%,3개월간 55.5% 올랐다.

원당 가격이 오르는 것은 최대 생산국인 브라질의 수확량이 당초 예상치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유리지 코리아PDS 연구원은 "미국 농무부가 지난주 브라질 사탕수수 생산량 전망치를 6억6000만t에서 6억3900만t으로 하향 조정한 것이 최근 가격 급등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면화 가격은 1995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파운드당 면화가격은 전날보다 3.1% 오른 110.5센트로 장을 마쳤다. 최근 1주일 새 12.9%,한 달 동안 21.0% 오른 가격이다.

올 여름 계속된 폭우로 인해 최대 생산국인 중국 생산량이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지난주 미국의 면화 재고량이 당초 추정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가격이 뛰었다.

김철수/김동욱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