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쌓은 신뢰로 유럽 백화점 뚫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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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칠 트렉스타 대표"우리 브랜드로 해외 24개국 시장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2016년 아웃도어부문(등산화 · 운동화)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 것입니다. "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55 · 사진)는 14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신발업계는 외국 유명브랜드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서 벗어나 우리 브랜드로 독립을 선언할 때가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대표는 "2008년만 해도 매출액 중 자체 브랜드 비중이 30%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50% 이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가 자가 브랜드를 고집하는 이유는 안정적인 성장과 장기적 수익 때문이다. "OEM 파트너는 시장상황이 변하면 언제든지 떠나갑니다. OEM은 신발 한 켤레에 3~5% 정도의 매출이익이 발생하지만 자가 브랜드는 국내에선 40~50%,해외에서는 1만원 이상의 이익이 생깁니다. " 해외시장을 뚫을 가능성과 자신만 있다면 자가 브랜드로 전략을 바꿔야 하며 브랜드를 한번 키워놓으면 영원히 우리 것이 된다는 게 권 대표의 지론이다.
권 대표는 자체 브랜드를 무기로 삼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왔다고 설명했다. "세계 유명 회사들과 손잡고 OEM을 한 덕택에 기술력 하나만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죠.문제는 우리 브랜드 알리기와 신뢰 구축입니다. 트렉스타는 한번 참가할 때마다 1억5000만~2억원이 드는 데도 지난 10년 동안 유명 국제전시회에 빠짐없이 나가며 현지 바이어들과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했습니다. "
권 대표는 세계시장 공략의 첩경은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내놓은 것이 '네스핏'이란 브랜드의 신발이다. 여기에 1988년 창업 이후 쌓아온 22년간의 기술력을 담았다. "신는 순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어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스페인의 유명 백화점에서 20억원어치를 팔았고,올해 50억원어치 판매가 무난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의 유수한 신발업체도 바이어를 통해 유럽 백화점에 입점하는 데 통상 8년 걸리는데 우리는 국제시장에서 쌓아온 신뢰 덕택에 바이어와 협상한 지 한 달 만에 들어갈 수 있었죠.내년에는 독일,영국,프랑스시장을 본격 공략해 유럽에서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계획입니다. "트렉스타가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자리잡게 되기 전까지 고초가 많았다. 10여년 전 고급형 인라인스케이트를 제작,국내 판매와 수출에 들어갔지만 인라인스케이트 붐이 사라지면서 시설비와 재고 등으로 250억원가량을 날렸다. 3년 전부터는 중국 신발 공장의 채산성도 악화돼 규모를 줄이느라 수백억원의 손해도 봤다. 한때 직원들 월급도 못 줄 지경이어서 임원 8명을 내보내는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권 대표는 차도 팔고,지하철로 출퇴근하면서 살 길은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란 생각 아래 휴일없이 회사 일에 집중했다.
"당시 몸무게가 한 달 만에 8㎏이나 빠졌죠.전 직원이 힘을 합쳐 다시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2~3년 전부터 자가브랜드에 승부수를 띄우고,네스핏을 출시한 덕택에 회사가 일어났습니다. 기술력에다 첨단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만큼 우리 브랜드로 성공신화를 만들어내겠습니다. "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